[프라임경제] 조선산업 업황이 살아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소조선사들은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 문제를 두고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달 선박 수주량 7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주잔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VLCC(초대형유조선) 등 초대형 선박들의 수주 증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전 세계에서 27척의 VLCC가 발주됐다.
선주와 조선소들의 협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은 계약을 포함해도 한국 조선업계가 총 VLCC 발주량의 70% 이상을 수주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조선 빅3 △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이 수주했다고 발표한 VLCC 수주량도 27척이다.
이에 따라 조선 불황이 드디어 바닥을 치고 천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부실 수주로 인해 누적됐던 적자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조선 빅3는 올 2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 조선소들에게는 업황 회복은 아직 먼 얘기다. VLCC를 제외한 다른 선종은 아직 발주 속도가 더디고, 겨우 수주를 따냈어도 금융권에서 RG 발급에 대해 보수적으로 나오면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4월 국내 선주로부터 수주한 11K탱커 4척에 대해 최근에서야 산업은행으로부터 RG 발급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STX조선해양은 현재 수주잔량이 총 18척으로 늘어났으나 아직 절대적인 수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성동조선해양도 상황이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성동조선해양은 지난달 그리스 선사와 탱커 7척 수주 계약에 성공했으나 RG 발급을 두고 채권단과 갈등을 빚고 있다. 다음 달까지 발급이 미뤄진다면 최종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RG는 조선소가 선박을 계약대로 인도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대비해 금융권에서 선주에게 선수금 환급을 대신 보증해주는 보험이다. 수주를 따낸다고 해도 RG가 발급되지 않으면 개별 계약이 무산되는 것만큼 해외 시장에서 한국 조선소에 대한 신뢰도가 악화되는 게 더욱 큰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더욱이 설계 및 조달 준비기간에 시간이 소요되는 조선업의 특성상 선박을 수주한다고 해서 바로 일감이 투입될 수 없어 더욱 문제다.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모두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일감 절벽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업계는 순환휴직 등 추가 인적 구조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수주를 해도 또 다른 걱정"라며 "대형조선소와 중형조선소의 주력 선종이 서로 다르고 사업 영역도 구분돼 있어 금융권의 지원만 있다면 중형조선소에게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