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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강화하는 현대차, 위험해진 기아차 밥그릇

판매 간섭 우려…'차별화 마케팅 전략' 무엇보다 중요

노병우 기자 기자  2017.06.26 15: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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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SUV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9%에 불과했던 SUV 비중은 지난해 35%까지 뛰었고, 올해 들어 마침내 40%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자동차시장은 전통적으로 중형세단이 지배해왔지만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SUV 수요가 확대됐고, 중형세단 시장을 뛰어 넘어서려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완성차업체 간 RV 라인업 보강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고, SUV 열풍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현대자동차(005380) 역시 소형 SUV 코나를 선보인 것은 물론, 이를 시작으로 오는 2020년까지 SUV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SUV 상품 전략도 발표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글로벌 SUV시장은 2010년 이후 올해까지 7년 연속 성장하는 등 연평균 20%에 가까운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현대차는 코나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SUV 라인업을 전 차급(A~E세그먼트)에 걸쳐 크게 확대함으로써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SUV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파워트레인도 기존 디젤과 가솔린엔진 중심에서 전기, 수소전기, 고성능 등으로 글로벌 SUV시장의 다양한 니즈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는 국내와 해외시장에서 △크레타(중국 전략형 모델인 ix25 포함·B세그먼트) △투싼(C세그먼트) △싼타페(D세그먼트) △맥스크루즈(D세그먼트) 총 네 종의 SUV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4개 차종만으로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SUV시장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2020년까지 SUV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것. 

◆'SUV' 기아차 전공분야…그룹차원 우선순위는 현대차?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 현대차의 이 같은 SUV 상품 전략이 RV에 강한 브랜드로 자리 잡은 기아자동차(000270)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주력사업이 대부분 현대차를 위시해 진행되는 등 기아차는 항상 차순위로 밀렸다"며 "신차발표는 물론, 차량에 적용되는 신기술 등 모두 현대차의 역할이었던 만큼 앞으로 개발되는 SUV 관련 기술들에 대해서도 기아차가 현대차의 다음 차례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SUV가 기아차의 전공분야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기아차는 현재 △소형 니로 △준중형 스포티지 △중형 쏘렌토 △대형 모하비로 이어지는 SUV 풀 라인업과 승합차 모델인 카니발과 카렌스를 포함해 총 6개의 RV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기아차는 이를 앞세워 국내시장에서 매출 증대와 함께 수익성도 개선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신차 코나와 스토닉이 공교롭게도 모두 소형 SUV 모델로, 세그먼트가 동일하며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결국 디자인과 브랜드 선호도에 따라 고객들의 선택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서로 신차를 선보일 때마다 판매 간섭이라는 아킬레스건이 발목을 잡아왔는데,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더 자주 낳았다. 이런 결과는 기아차 쪽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실제로 이미 기아차는 현대차와의 판매 간섭으로 인해 주력 세단 라인업인 'K시리즈'가 부진하고 있는 상황.

업계 관계자는 "코나의 경우 경쟁업체와 달리 늦은 진출인 만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신차 발표회 연사로 나설 정도로 대단히 중요한 모델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형 SUV시장은 쌍용차 티볼리가 절대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1강 구도의 세그먼트인 만큼 코나와 스토닉의 원투펀치 조합같지만, 결국엔 집안싸움이 불가피하다"며 "현대·기아차가 각각 모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선의의 경쟁이라는 경쟁구도를 이어간다면 다행이지만, 사실 팀킬(Team Kill)로 끝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진단했다. 

다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현재 소비자들 사이에서 코나는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반면, 스토닉은 여성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두 차량의 차별 포인트가 일단 디자인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내수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계속 다양한 신차전략을 고민해왔고, 소형 SUV를 통한 내수라인업 변화가 필요했다"며 "비슷한 시기에 출시가 불가피했지만 각자 차별화된 마케팅이라는 협공을 통해 팀킬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