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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지원 외치던 산은·수은… 현실은 '대기업 돈줄'

정책금융기관 기업 대출, 대기업에 70% 편중… 中企 대출 시 10건 중 4건 거절

이윤형 기자 기자  2017.06.23 14: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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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새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에 방점을 찍고 관련 정책을 실행 중이지만, 정작 중소기업을 실질적으로 도와야 할 정책금융기관의 차별적 기업대출 행태는 여전하다. 이 때문에 정책금융기관이 대기업의 '돈줄' 역할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수은) 등 정책금융기관의 기업 대출은 70%이상이 대기업으로 편중돼 있다. 앞서 이들 기관은 올해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하겠다고 한 목소리로 발표했지만 실상은 지켜지지 않는 것. 

실제, 금융감독원(금감원)이 공시한 '정책금융기관의 유형별 대출채권 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산은과 수은의 총 기업자금 대출 97조307억7900만원 중 대기업 대상 대출은 70조4437억4800만원으로 72.6%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와 비교해도 거의 변화가 없는 수준이어서 정책금융기관의 중기지원은 답보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두 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도 대기업은 72조9451억원(73.6%)이었으나, 중소기업은 26조1113억원(26.4%)에 그쳤다. 

사실 이 같은 기업대출 편중 현상은 금감원이 여신종별 원화대출금 잔액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구분해서 표시하기 시작한 지난 2003년 말부터 굳혀져 왔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평균 대출 비율을 따지면 산은은 대기업이 67.9% 중소기업이 32.1%였고, 수은은 각각 79.1%, 20.9%로 파악됐다. 

이런 현상은 금융기관들이 재무구조가 비교적 튼튼한 대기업 및 중견기업을 위주로 여신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중소기업 및 기업가 융자'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거부율은 40.9%로 2015년 기준 OECD 회원국 및 주요국 24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중소기업이 대출을 신청했을 때 10건 중 4건은 거절당하는 수치다.

결국 새 정부가 재벌중심의 경제구조 개혁을 위해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의 승격을 적극 추진하는 등 중기 지원에 노력하는 중인데도, 정책금융기관들은 대출 조건을 따지면서 중기 지원은커녕 자금 유동성에 걸림돌 역할을 하는 것을 스스로 방증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책금융 기관이 대출 조건 등을 따지면서 대출을 망설이면 중소기업 입장에선 자금 유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질적 성장이 어려워지는 게 당연하다"며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육성을 위해선 정책금융기관의 이 같은 폐습부터 고쳐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