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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일부 출연 '통 큰 양보' 노조에 재계 발끈한 이유

일자리연대기금 조성 제안 "결국 남의 돈으로 생색내기"

전훈식 기자 기자  2017.06.20 16: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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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기아차 노사가 '일자리연대기금'과 관련해 극심한 온도차를 보여 업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소속된 금속노조는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미지급한 연월차수당과 시간외수당 일부 출연해 '일자리연대기금'을 조성하자고 사측에 제안했다. 노사가 절반씩 부담해 일자리연대기금 5000억원을 조성한 후, 매년 200억원씩 추가 적립을 통해 고용 등 일자리 나눔에 쓰자는 내용이다.

초기 기금(5000억원)만 마련되면 정규직 1만2000명(연봉 4000만원 기준)을 고용 가능하며, 여기에 매년 적립되는 200억원으로 새 정부 추진정책과 연계해 매년 정규직 1500명을 늘릴 수 있다는 것.

금속노조는 "현대·기아차가 대법원 판례를 준수해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기만 하면 기금 조성이 가능하며, 금액이 부담되면 노조와 합의하면 된다"면서도 "하지만 사측은 '소송'이라는 소모적 노사분쟁만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런 노조 측 '통 큰 양보'에 대해 일각에선 실체가 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결국 '남의 돈으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만만치 않다. 노조가 자진해서 출연하겠다는 기금 주요 재원인 '통상임금 소송 임금'이 사실 '실체가 없는 돈'이기 때문이다.

노조가 언급한 재원 마련은 통상임금 관련 인당 소송 청구액 2100만~6600만원을 기반으로 상정했다. 그러나 현재 통상임금 소송에서 현대차(005380)는 사측이 2심까지 승소했고, 기아차(000270)의 경우 아직 1심이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노조 측은 전 그룹사 노조가 승소하고 요구한 금액 전부가 받아들여졌을 때 조합원이 받을 수 있는 '가상의 돈'을 노조 출연금이라고 내놓겠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승소 시 노조원 개인당 받게 될 소송 금액 대부분은 챙긴 채, 극히 일부만 기금으로 내겠다는 발상이다.

금속노조는 그룹 계열사 전체에 같은 계산법으로 돈을 각출해 2500억원을 만들고, 추가로 회사에 같은 금액인 2500억원을 요구해 5000억원 규모의 기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현대차그룹이 100% 부담하는 셈이다.

여기에 매년 200억원 상당의 기금을 추가로 마련한다는 것 역시 사측에 100% 부담시키겠다는 계획으로 추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매년 노조가 추가 마련해야 할 100억원 역시 임단협에서 이를 감안해 추가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 역시도 사측이 부담해야 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역대 현대기아차가 내 놓은 사회공헌 기금 중 노조가 자신 주머니에서 꺼내 돈을 건넨 전례 또한 없다는 점만 봐도 '실체가 없는 자금'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금속노조는 받을 수도 없는 돈과 기업 돈을 갖고 생색내기용 '이미지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금속노조 행보에 대해 현대차그룹 공동교섭 참여 유도와 더불어 통상임금 소송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회사 쪽에서 2심까지 승소한 상황에서 자격도 없는 금속노조가 1인당 수천만원을 받는 것으로 소송을 끝내자고 하는 것 자체가 억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