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7.06.20 15:52:44

[프라임경제]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맡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가 쟁점 공약 '기본료 폐지'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내자 학계와 시민단체들이 비판을 쏟아냈다.
20일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통신비 인하 정책 진단과 제언' 토론회에 참석한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대선 후보자가 일관된 공약을 낸 사항인데, 집권 후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공무원과 사업자에 끌려다닌 모습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19일, 네 번째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통신비 인하 방안 보고를 끝으로 더 이상 공식적인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밝힌 이개호 국정기획위 경제2분과 위원장은 "기본료 폐지는 이통사 자율 사항"이고 "정액 요금제(4G 요금제)에 기본료 개념이 있는지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는 출범 전 통신비 절감 첫 번째 공약으로 기본료 폐지를 제시하며 '1만원가량의 일괄적인 통신비 인하'라는 국민적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 위원장의 발언은 사실상 공약 이행 첫 단추부터 후퇴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교수는 "기본료 폐지 문제는 새 정부의 분명한 실패"라며 "실패로 귀착됐다는 것은 정책이 준비 안됐음을 보여주므로 새 정부가 심각하게 문제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는 일부 지적에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로 치킨값도 내렸다"며 "온 국민이 이용하지 않는 특정 브랜드의 가격도 내렸는데, 온 국민이 사용하는 통신 요금에 대한 정부 관여는 안 된다는 의견은 과도하다"고 꼬집었다.
당초 국정기획위는 사업자나 미래부보다 기본료 폐지를 지지한 시민단체를 1순위로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여기서는 여러 차례 미래부가 가져온 인하 방안이 미흡하다며 반려했다.
자연스럽게 새 정부 국정기획위의 적극적인 통신비 인하 방안 모색에 관심이 모였던 바, 최근 드러난 국정기획위의 논의 결과가 실망감을 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국장은 "국정기획위 활동에 아쉬움이 매우 크다"며 "기본료 폐지 공약은 앞서 계속된 이야기인데도 국정기획위 발언은 기본료 개념을 찾아 헤매는 모습으로, 대통령 공약 이해도가 너무 부족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미래부로부터 공식 보고를 받을 때마다 하나의 목표점을 갖고 가는 게 아니라 매번 방향이 초기화되고 있으니 대통령 공약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며 "국민에게 준 메시지가 희석되고 거짓말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국정기획위가 가장 먼저 가계통신비 문제를 올려 놓고 쟁점을 붙였는데, 국민 기대와 달리 논쟁만 뜨겁고 별다른 뭔가를 내놓지 못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새 정부가 기본료 폐지와 함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지원금상한제 조기 폐지 △분리공시제 도입 △공공와이파이 확대 등 전반적인 통신비 인하안을 제시한 만큼, 정부의 기본료 폐지 공약 후퇴를 반대하고 '기본료 폐지+알파'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그간 많은 통신비 인하 정책이 있었다지만, 실제로 국민들이 체감하는 것보다 과장된 게 사실"이라며 "기본료 폐지와 함께 공공와이파이 확충 등 추가 지원책으로 가계 통신비를 대폭 인하할 때가 됐다"고 역설했다.
반면 이날 알뜰폰 사업자 측은 국정기획위의 통신비 인하 방향을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윤석구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회장은 "국정기획위가 기본료 폐지에 매몰돼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 목적을 잊을 뻔 했으나, 방향을 잘 잡았다"며 "통신비 인하 수단은 여러 가지가 동반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새 정부가 구체적인 통신비 인하 방안 마련에 앞서 큰 틀에서의 방송통신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은 "요금인하에만 집중하면 방송통신산업 선순환구조를 이끌 정책추진이 어려워진다"며 "요금정책은 당연히 방송통신 정책과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