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씨티은행의 영업점포 80%이상 폐점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 의혹을 두고 노사 대립이 점점 더 첨예해지는 양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3월 국내 보유 점포 총 126곳에서 25곳으로 줄이고, 대면채널은 WM(자산관리)센터와 여신영업센터만 운영하는 소비자금융 전략을 세웠다. 씨티은행은 이를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씨티은행 노조는 "전례 없는 급격한 점포 폐쇄 방침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로 내몰고, 정규직 노동자들에까지 고용불안을 조장하는 악책"이라며 "이는 문재인 정부의 사람중심·일자리 중심 정책에 역행하는 결정"이라고 즉각 반발에 나선 상태다. 노조는 사측의 점포 폐쇄 방침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필연적으로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노조 측은 "지점이 25곳으로 줄어들 경우 텔레마케터 등 비정규직, 파견 계약직 노동자 600여명에게 사실상 해고를 통보하는 셈"이라며 "또, 지방폐점에 따른 인사이동 대상자인 정규직 약 500명에도 고용불안을 야기시킬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지점 통폐합과 관련,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 행장은 "지점을 축소하지만 통폐합 과정에서 인원 감축,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은 전혀 없을 것이고, 노조가 주장하는 고용안정에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통폐합에 따른 인사이동은)직원들의 경험에 교육과 훈련을 덧붙여 고객들에게 자문을 제공할 수 있는 금융 전문가로 키우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노조는 일할 점포가 없어지는데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말은 직원 반발을 우려한 거짓 해명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씨티은행의 전체 인원 3360명의 40%에 해당하는 1345명이 소비자금융 지점에 근무 중인 상황에 소비자금융 일반 지점을 126곳에서 25곳으로 줄이면 일반 지점 인력은 1000여명 이상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노조는 원거리 인사이동 자체가 부당한 인사조치며 이를 유도하는 방법도 허위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언급했다.
김호재 씨티은행 노조 부위원장은 "현재 사측은 직원의 원거리 이동을 '행내공모'라는 지원제도를 통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이동하게 했다고 포장한다"며 "타 금융기관 또는 일반회사의 경우 원거리 인사이동과 강제적 업무 교체는 부당 인사조치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자율적 의사에 따른 행내공모 제도는 기존 영업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희망하는 지역에 이동할 수 있는 선택권이 전제돼야 하지만 현재 씨티은행의 경우 점포 통폐합으로 선택권이 없는 만큼 자율적 지원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게 노조 측의 제언이다.
원거리 인사이동과 관련, 박 행장은 "지방직원의 수도권으로 이동은 20명 정도로 최소화할 것"이라며 "이동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셔틀버스 운행으로 지원하고, 임차사택, 합숙소 등 주거안정에도 만반의 준비를 하는 중"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노조는 이에 대해서도 "지방 근무 직원의 수도권 이동뿐 아니라 지방에서 지방으로 이동하는 것도 문제"라며 "인천에서 고객집중센터(창신동)까지 편도만 2시간이 소요되는데, 지방일 경우 통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셔틀버스 운행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되받았다.
이밖에 노동조합의 쟁의 행위에 대해 박 행장은 "영업점 통합은 경영상의 결정으로 단체 교섭권 대상이 아니다"라며 "영업점 통합 저지를 위한 노조의 쟁의 행위는 불법임을 이미 수차례 여러 관계기관과 확인한 바 있다"고 응대했다.
이에 노조는 "점포폐점은 기본적으로 경영권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점포 폐점에 따른 근로조건의 악화는 명백한 노사문제"라고 강하게 받아쳤다.
김호재 부위원장은 "대면과 비대면의 선택은 고객이 하는 것이지 은행이 일방적으로 지정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며 "점포폐점에 대해 우려사항이나 수많은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은행은 '어쩔 수 없다, 대세가 그렇다'고 불가항력적으로 직원과 고객을 내몰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사측은 "노동조합이 불법적인 지점 통폐합 관련 투쟁에서 벗어나 직원들의 실질적인 관심사항인 임금 및 단체 협약관련 협상으로 돌아오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