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의 이맛돌 역할을 할 은산분리 규제 완화 법제화가 모호해지고 있다.
당초 대기업의 사금고화를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새 정부가 완화 방향으로 태도를 바꾸는 듯 보여졌지만,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4월까지 은산분리를 원칙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새 정부는 최근 기조만큼은 바꾼 모양새다. 현재 원칙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이미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본 확충과 시너지 확보 등 문제가 발생하고, 신성장산업 활성화에도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문 대통령 경제 분야 공약에 참여한 관계자는 지난달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이슈는 정부 차원에서 방향을 정하기보다는 다음 달 열리는 국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은산분리 완화 이슈에 대해 정부가 찬성·반대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국회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금융위원회는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보고했다. 그러나 국정기획위는 은산분리 완화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 관련 논의 자체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달 중 선정될 '100대 국정과제'에 은산분리 완화를 전제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럴 경우 업계에서 예상하고 있는 '6월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은산분리 법제화는 시간이 걸릴 뿐 완화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업계와 일부 야당에서는 국정기획위가 입장을 정하기보다 신임 경제부총리가 정부 기관 간 논의를 거쳐 완화 여부를 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 7일 인사청문회에 앞선 국회 서면답변에서 "은산분리는 취지가 훼손되지 않으면서도 부작용이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국회와 관계부처 등과 합리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현재 금융권엔 은산분리법 완화 기류가 흐르지만, 정부의 모호한 입장에 실제 개정안은 지체되고 있어 시중은행들은 일시적으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은산분리가 완화되지 않는 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자본 확충을 통한 규모의 성장이 어렵고, 시장경쟁에서도 시중은행이 지켜온 기득권 자리에 대한 위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강점으로 내세운 비대면 중금리 대출 부문에서도 시중은행들과 큰 차이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은산분리법이 완화 될 경우 자본 확충을 통한 공격적인 영업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행 은산분리 규제는 시중은행입장에선 치열한 시장경쟁을 지연시키는 보호막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제3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 참여를 계획하는 시중은행이라면 은산분리가 완화되길 내심 기대하는 눈치일 것이라는 견해도 전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이미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을 인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현재 컨소시엄에 참여 중인 우리, 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시중은행(신한·하나·기업)중 한 곳이 더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은산분리 완화 이후 제3인터넷전문은행이 인가될 경우 이 컨소시엄에 참여한 은행은 높은 지분투자비율로 새 사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더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고, 이에 따른 이익 규모도 앞선 우리, 국민은행과도 차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