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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증설' 나선 석유화학 '공급과잉' 우려

'영업익 효자' 에틸렌·파라자일렌, 해외 설비 대규모 증설 경쟁

전혜인 기자 기자  2017.06.12 16: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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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호황을 등에 업고 대대적인 설비 증설에 나선 석유화학업계가 오히려 공급량 확대로 인해 시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화학업체들은 최근 일제히 에틸렌 증설에 나서고 있다. 에틸렌은 각종 플라스틱 및 석유화학제품의 기본 원료로 사용돼 '석유화학의 쌀'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범용제품이다. 최근 수요가 크게 확대되면서 지난해에만 톤당 100달러 남짓에 달하는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국내 석유화학산업 호황의 가장 큰 효자 역할을 한 바 있다.

이달 연산 48만톤에서 80만톤으로 증설이 완료되는 대한유화(006650)를 시작으로 롯데케미칼(011170)은 다음 해까지 20만톤 규모, LG화학(051910)과 한화토탈은 오는 2019년까지 각각 23만톤, 31만톤의 에틸렌 설비를 확장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미 증설을 완료한 글로벌 화학업체들의 에탄분해설비(ECC)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특히 전 세계 에틸렌 생산 1위인 미국에서만 오는 2021년까지 약 1000만톤 규모의 에틸렌 신증설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부 업계에서는 에틸렌이 공급과잉 상황으로 들어가 스프레드(마진)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다른 고부가가치 제품과는 달리 범용제품인 에틸렌은 기술력이 차별화되지 않아 경쟁력이 낮은 단점이 있다.

셰일가스에서 생산되는 에탄이 국내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납사보다 원가경쟁력이 우수한 것 역시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국내 업체들은 신규 증설하는 시설에 납사가 아닌 프로판가스를 투입하는 등의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 정유업계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에 큰 역할을 한 파라자일렌 역시 해외에서 설비 증설이 예고되면서 우려를 더한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오는 2019년 이후 약 1500만톤 내외의 생산 증대가 계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중국에서 수입한 파라자일렌은 약 1300만톤 규모로 추산된다. 계획대로 증설이 이뤄질 경우 자급자족이 가능한 양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국내 업계의 호황이 그리 쉽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물류비 등을 따져봤을 때 북미권에서의 에틸렌 설비 증설의 영향이 아시아권까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파라자일렌 역시 향후 수요의 증가가 현재 공급 증가분을 초과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북미 업체들의 에틸렌 생산 증가는 해당 권역 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지 아시아 물량으로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중국 등 아시아 권역 내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