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매해 급감하는 가운데 공모금액도 줄어드는 것은 물론 주가도 부진해 시장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2014년 26건에서 2015년 45건으로 대폭 늘어난 스팩 상장은 작년 12건까지 축소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9개 스팩이 상장했다.
스팩은 공모(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 삼아 다른 기업과 합병하는 것을 유일한 목적으로 하는 명목회사(Paper Company)다. 2009년 스팩이 도입돼 일반투자자들도 투자의 안정성을 보장받으며 소액으로 기업 인수합병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스팩을 통해 상장하는 회사는 이미 상장한 스팩과 합병하는 구조인 만큼 수요예측이나 청약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단, 스팩은 상장 뒤 3년안에 비상장기업과 합병해야 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109개 스팩이 상장했으며 상장 스팩 109개 중 42개(38.5%) 스팩의 합병이 완료됐다. 코스닥 상장건수 대비 스팩 상장은 21.3%, 합병은 8.4%를 차지한다.
그러나 2015년 45건에 이르던 스팩 상장이 점차 줄고 있다. 평균 공모금액도 2015년 108억97만원, 2016년 108억5833만원에서 올해 76억1111만원으로 감소했다.
이태호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 팀장은 "현재 시장에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한 스팩이 많이 존재하는 공급과잉 상태로 상장이 이전에 비해 조금 줄었다"며 "증권사들이 스팩 설립 시 의무적으로 출자를 해야하는데 운용비용이 생기는 만큼 무작정 스팩 상장을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팩 합병 후 코스닥시장에 진출한 기업의 주가도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모습이다. 9일 기준 올해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진입한 기업은 총 10개사로 이 중 절반인 5개 기업만이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가장 크게 오른 종목은 드림시큐리티(203650)로 20일 종가기준 1785원에서 9일 현재 2145원까지 올라 합병 상장 후 20.1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드림시큐리티는 지난 1월20일 신한제2호SPAC과 합병했는데 드림시큐리티는 'M&A중개망을 통한 특례(패스트 트랙)' 합병 1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요 사업영역은 PKI(공개키기반구조) 방식 암호기술 등이다.
SK2호스팩과 합친 한강인터트레이드(219550)는 스팩 합병 후 13.12% 뛰었고 모비스(250060, 16.98%), 이노인스트루먼트(215790, 13.70%)도 분위기가 좋았다.
반면 고려시멘트(198440)는 스팩 합병 후 급등했던 주가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갔다. 코넥스 상장사였던 고려시멘트는 엔에이치스팩3호와의 합병을 통해 지난 5월15일 코스닥 시장에 이전 상장했다.
합병 후 상장 첫날 상한가를 친 고려시멘트는 이후 점차 주가가 빠져 5월15일 종가기준 대비 22.82% 하락한 상태다.
켐온(217600)도 스팩합병 후 주가가 16.06% 떨어졌고 토박스코리아(215480, -8.76%), 우정비에스씨(215380 -7.72%), 씨아이에스(222080, -5.28%)도 하락세다.
한편 3년간 합병기업을 찾지 못해 청산되는 스팩도 나타나고 있다. KTB스팩1호는 지난달 26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KTB스팩1호는 지난 4월14일 한국금거래소쓰리엠과 스팩합병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으나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KTB스팩1호는 관리종목 지정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사유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위기에 놓일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달 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엔에이치SL스팩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우려가 있다고 예고했다. 엔에이치SL스팩은 9일까지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오는 12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현대에이블스팩1호도 지난 2일 스팩 상장예비심사청구서 미제출 등으로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에이블스팩1호는 오는 14일까지 정리매매기간을 거쳐 15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대우스팩2호는 지난 5월29일 상장폐지됐다. 대우기업인수목적2호는 2015년 3월 선바이오, 2016년 8월 아이페이지온과 합병을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태호 팀장은 최근 상장폐지되는 스팩에 대해 "합병 전 주가변동이 거의 없기 때문에 기회비용은 상실될 수 있지만 자본시장법상 공모자금은 90% 이상 증권금융에 예치하고 합병실패로 상장폐지를 겪어도 예치된 공모자금은 전부 공모주주에게 반환돼 투자금 손실을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