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증권사들이 개인용 공매도인 신용거래대주 서비스 재개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의 공매도로 피해가 크다고 주장해온 만큼, 개편된 대주거래 서비스가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은 대주거래 서비스를 개편하고자 지난해 말부터 대주거래 서비스를 중단했다.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면서 연일 상승장을 기록, 하락장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수료 체계가 불공정하고 종목도 한정적이라는 점도 대주거래 서비스 개편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주거래, 통합 표준약관→개별약관으로 개편
대주거래란 개별종목의 주식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한국증권금융이나 증권사에서 해당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식이 판 가격보다 더 떨어지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거래로, 일종의 개인용 공매도인 셈이다.
앞서 주식을 담보로 증권금융에서 돈을 빌렸던 투자자들은 자신의 주식을 대여해도 수수료를 받지 못했다.
대주거래 체계가 개선되면 신용거래로 담보 잡힌 주식이라도 실소유주의 권리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증권금융은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신용거래 담보주식 대여 여부에 대한 고객 선택권 부여 △신용거래 약관에 대주 수수료 신설 △신용주식 의결권 행사 온라인 신청 등을 골자로 '증권유통금융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개편된 대주거래 서비스는 개별약관으로 진행돼 주식을 빌려 사용할 경우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동의하지 않으면 담보된 주식이어도 대주거래를 할 수 없고, 주식을 빌린 투자자의 경우도 소유자에게 일정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증권사들은 지난 4월 제도 변경을 시작으로 각 증권사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금융투자협회의 통합 표준 약관에 따라 대주거래 서비스가 운영됐지만 회사 각각이 수수료 책정, 고객 공지 여부 등을 담은 개별 약관으로 바뀌면서 고객 확보를 위해 투자자 친화적인 방향으로 서비스가 마련될 전망이다.
이에 키움증권(039490)과 NH투자증권(005940) 등 10여 증권사들은 고객의 동의를 받아 자체적으로 전산망을 여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 개인고객을 많이 보유한 키움증권은 한국증권금융과 약정을 맺고 가장 발 빠르게 대주거래 서비스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내부 검토가 끝나면 하반기쯤 대주거래 서비스를 재개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대주거래 서비스가 중단된 동안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원금 전부를 공매도 용도로 쓸 수 있는 투자상품인 'QV 아이셀렉트 롱숏플랫폼200'을 내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제도가 변경되면서 증권사들이 대주거래 서비스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그러나 대주서비스를 하기 전, 어느 정도 종목의 물량이 확보돼야 본격적인 오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매도 폐지 외친 개미들, 불만 잠재울까
한편 이번 대주거래 서비스 개편에 따라 그동안 상대적으로 공매도 파급력에 불만이 많았던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개인투자자 중 상당수는 개별 종목의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제도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데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공세 때문에 보유한 주식이 제값을 못 받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를 폐지하거나 혹은 개인용 공매도인 대주거래를 기관과 유사한 조건으로 맞춰달라고 주장해왔다.
공매도란 '없는 걸 판다'란 뜻으로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없는 주식이나 채권을 판 후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안에 주식이나 채권을 구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면 된다. 주로 약세장이 예상되는 경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활용하는 방식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많은 시세차익을 낼 수 있지만 주가가 상승하게 되면 공매도한 투자자는 손해를 보게 된다. 또한 주식을 확보하지 못해 결제일에 주식을 입고하지 못하면 결제불이행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공매도는 고평가된 종목의 주가 거품을 제거하고 시장이 균형 가격을 찾는 기능을 하지만, 증권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투자자가 주식을 공매도한 뒤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가가 하락해야만 하는데, 이는 결국 주가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비윤리적인 날조된 정보들이 유포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자본이 많은 기관이나 외국인이 공매도로 주가를 하락시켜서 낮은 가격에 재매수함으로써 수익을 내지만, 자본이 많지 않고 정보에 불리한 개인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대주거래 서비스 재개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기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용 공매도인 대주거래가 재개되면서 투자자들은 하락장에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증권사 역시 대주거래로 인한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