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부영그룹 핵심 계열사인 부영주택이 최근 한 달 사이 경찰간부 출신 3명을 연달아 영입했다. 건설사가 경찰 출신을 한꺼번에 채용한 것은 드문 일로 일각에서는 부영이 각종 사건사고에 대비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올해 4월 퇴직한 A경정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통과해 이달 부영주택 상무로 입사했다. 앞서 2015년 6월, 작년 12월 각각 경찰을 떠난 B경감과 C경정은 지난달부터 부영주택 부장직함을 달았다.
위원회 취업심사에서 결격사유가 없는 데다 부영주택 측도 "적법한 채용 과정을 거쳤다"는 설명을 내놓았지만 독특한 행보임에는 분명하다. 영입된 이들이 고위직은 아니지만 현장경험과 정보가 풍부하고 인맥이 두터운 중간 간부급이라는 점에서다.
부영주택은 임대주택건설을 주력으로 성장했고 올해도 부산 신항만과 경기 화성, 경북 경산에 대규모 임대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다. 다만 일부 사업에서 지역민심을 자극하는 크고 작은 갈등에 시달린 게 이번 영입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뒷말이 무성하다.
한 전직 경찰은 "건설업 특성상 지역에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는 일이 흔한데 그런 점에서 경찰 출신 인사는 활용도가 클 것"이라며 "근무지가 겹치지 않은 중간 간부급 퇴직자들을 한꺼번에 영입했다면 인맥과 정보력을 높이 샀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일례로 부영이 2020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인천 송도테마파크의 경우 부지 내 토양오염 방치와 투자비 뻥튀기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앞서 인천시는 53만8600㎡ 규모의 아파트 신축을 인가하는 대신 테마파크 완공 3개월 전에는 아파트 착공·분양을 할 수 없도록 조건을 내걸었다. 부영이 본업인 임대주택사업에 치중해 지역 환원 성격인 테마파크에 소홀해질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후 지난달 23일 인천평화복지연대는 부영이 테마파크에 설치될 대표 놀이기구인 슈퍼자이로타워의 건설비용을 60억원 이상 과다 산정했고 980억원 규모의 세계 최대 대관람차 건설계획도 최종계획에서 제외했다며 부영이 테마파크 사업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해당 부지가 매립된 폐기물로 오염돼 토양정화가 반드시 필요함에도 정화비용이 사업계획서에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영은 10여 년 전부터 마산 한국철강 부지와 진해화학 터를 매입할 때도 오염된 부지를 수년 동안 방치해 지역사회의 공분을 산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퇴직 경찰관 채용이 최근 인천일보 지분을 대거 매입한 것의 연장선으로 봐야한다는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달 17일 인천일보는 이사회를 개최해 부영의 40억원대 증자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지분율 50%가 된 부영은 최대주주로 올라섰으며 인천일보는 대표적인 거점 언론사로 꼽힌다.
지역 언론사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민감한 시점에서 거점 신문사를 직접 인수해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라며 "부영은 작년에 호텔건설 사업에서 고전 중인 제주에서도 한라일보를 자회사로 편입해 비슷한 행보를 보인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영주택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2위에 오른 중견건설업체로 부영그룹은 지난해 자산규모 기준 재계순위 21위에 올랐다. 그러나 14개 그룹사 가운데 상장사가 단 한 곳도 없어 공시의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또한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만나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했다는 미르·K스포츠재단 관계자의 법정진술로 위기에 몰린 바 있다. 앞서 그해 4월에는 국세청으로부터 수십억원대 세금탈루 정황이 포착돼 검찰에 고발됐고 비슷한 시기 사건배당을 마쳤지만 좀처럼 수사에는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