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취임 반년을 맞은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나아갈 방향과 미래상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전자증권제도와 블록체인 도입이 핵심이다.
'금융정책 전문가'로 평가받는 그는 크라우드펀딩과 LEI(법인식별기호), 전자투표제도를 비롯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 중 전자증권제도와 블록체인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작년 3월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에 따라 △발행비용 감소 △자본조달 기간 단축 △증권 분실·위조 방지 △거래 투명성 제고 등을 기대할 수 있는 '전자증권제도'의 도입을 추진 중이다.
7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시스템을 완료할 예정이며, 전자증권제도 도입 및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BPR)·정보화전략계획(ISP) 사업을 컨설팅하고 있다.
이 사장이 주목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가상 화폐로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이다.
기존 금융 회사가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지만,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주며 거래 때마다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를 막는다.
이에 해킹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으나 예탁결제원은 공유개념이 비즈니스 전략 노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아직 도입을 망설이는 상황.
이와 관련,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그간 예탁원은 '국내 유일의 중앙예탁기관'으로 불리며 그 역할을 해왔지만 블록체인의 도입을 통해 기능을 분산화시켜 증권사들의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는 측면을 고민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 사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장, 대변인,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및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하고 작년 12월22일 한국예탁결제원 신임 사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3년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중앙예탁기관협의회(ACG) 의장으로 선임되는 등 전문가로서의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ACG 의장이 한국에서 선출된 것은 최초로 지난 3월 선임돼 임기는 2019년 11월까지다. 11월부터는 세계중앙예탁기관협의회(WFC)의 의장역할도 겸임하게 된다.
이 밖에도 전임 유재훈 사장이 노조와 갈등을 이어온 것과 달리 노조와의 관계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작년 11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장 자리에 선임되면서 예탁결제원을 떠난 유 전 사장은 당시 성과연봉제 도입 등을 두고 노조와 극심한 마찰을 빚었다. 이에 이 사장은 취임 당시 노조와의 친화적인 대화, 직원복지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이에 대해 오봉록 예탁결제원 노조위원장은 "이 사장은 직원과 대화시도를 많이 하는 편"이라며 "사내에서 평판이 나쁘지 않고, 복지처우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새 정부가 출범하자 취임 반년이 지난 예탁결제원 수장 교체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예탁결제원의 경우 금융위원회 입김에 세게 작용하는 만큼 금융위원장이 교체되면 수장도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는 것.
이 같은 관측에도 예탁결제원은 의연한 모습니다. 이 사장이 반년간 보여준 능력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이전에도 정권교체에 따라 사장 교체가 있었으나 이 사장의 경우 업계 경력을 바탕으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수장 교체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