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인 기자 기자 2017.05.30 15:04:41
[프라임경제]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딥 체인지 1.0으로 짧은 여름과 긴 겨울의 '알래스카'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만큼, 이제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경영전쟁터를 '아프리카의 초원'으로 옮기는 딥 체인지 2.0을 시작한다"고 딥 체인지의 신방향을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먹거리로 배터리·화학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을 지속 성장이 가능한 구조로 변화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시한 딥 체인지란 성장 정체에 빠진 SK그룹과 각 사 단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체질개선으로, SK이노베이션은 딥 체인지의 방향으로 △안 하던 것을 새롭게 잘하는 것 △잘하고 있는 것을 훨씬 더 잘하는 것 두 가지를 제시했다.

즉 이는 경쟁력만 있으면 생존은 물론 성장에 제약이 없는 '아프리카 초원'으로 서식지를 옮기고자 하는 SK이노베이션의 의지로 해석된다.
◆잘하는 것을 훨씬 더 잘…글로벌 파트너링 강화
SK이노베이션은 석유와 윤활유 및 석유개발 사업은 글로벌 파트너링 확대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추가적인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딥 체인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석유사업은 지금까지의 내수 위주의 사업에서 탈피해 동북아·동남아·중동을 연결하는 '3동' 시장에서 △생산 △마케팅 △트레이딩 연계모델을 개발하고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해 이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뿐 아니라 중국·일본을 아우르는 동북아에서는 원유 공동 조달 및 반제품 교환 등 수급 분야에서 협력모델을 찾고,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동남아에서는 리테일 마케팅을 연계해 트레이딩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북미 등 신시장에서의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는 것도 추진할 예정이다.
윤활유사업은 고급 윤활유의 핵심 원료인 그룹Ⅲ 기유 시장에서의 글로벌 1위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다져 안정적인 성장과 함께 수익구조 개선도 함께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그룹Ⅲ 기유 시장은 지난 2015년 4200만톤에서 2025년 6300만톤으로 연평균 4%의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석유개발사업(E&P)은 저유가로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저유가에서도 사업기회가 존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통자원은 베트남·중국 중심으로, 비전통자원은 북미에서 균형 잡힌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현지에서 셰일 자원을 생산 중이며 올 초에는 석유개발사업 본사를 미국으로 옮긴 바 있다.
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는 딥 체인지는 에너지·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플러스 알파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며 "에너지·화학 중심 포트폴리오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위해 현재의 딥 체인지도 새로운 딥 체인지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하던 것을 새롭게…배터리·화학 집중 공략
김 사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배터리와 화학 분야를 집중 공략하는 딥 체인지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중심으로 글로벌 No.1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투자는 선제적으로 과감하게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지금까지 배터리 사업을 매우 조심해서 진행해왔으나 이제 본격적으로 투자 확대가 이뤄질것이라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를 포함해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25GWh에서 2020년 110GWh로, 다시 2025년에는 350~1000GWh로 초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상황 및 수주 현황을 반영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기준 1.1GWh 수준에서 오는 2020년에는 10GWh, 2025년에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30%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또 한 번 충전으로 500㎞를 갈 수 있는 배터리를 내년까지, 700㎞까지 갈 수 있는 배터리는 2020년 초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아울러 화학사업은 현재와 같은 국내생산 중심, 기초 화학제품 중심의 사업구조로는 제한적 성장에서 탈피하기 어렵다고 진단하고, 중국 중심의 수비지 중심 생산능력 확보 및 포장재·자동차소재 등 고부가분야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꾼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M&A는 과감하고 지속적으로 실행하기로 했으며, 이미 고부가가치 패키징 분야의 기술과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다우케미칼의 EAA사업 인수를 진행 중에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전략을 통해 SK종합화학을 글로벌 10위권의 화학 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그간의 딥 체인지를 통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올 1분기 조 단위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뿐 아니라, 지난 2014년 8조원에 육박하던 순 차입금을 1조원 미만으로 줄이는 등 새로운 성장을 위한 충분한 체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