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평범한 남녀의 결혼, 연년생으로 낳은 두 아이, 성실히 일하는 남편과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는 아내.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한 이 4인 가족은 자신들의 삶이 그대로 쭉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저녁, 식탁에서 큰아이가 경련을 일으키고 의사가 뇌전증 진단을 내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결혼 후 벅찬 육아와 가사를 해치우던 엄마가 하루아침에 아이가 간질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그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아이는 예측 불허의 상황에서 자주 경련을 일으키고, 엄마는 아이가 약물 부작용으로 비틀거리는 것에 속이 상한다.
담당의가 야속하고, 아이의 증상에 호기심을 보이는 주변 사람들이 불편하고, 병구완을 도맡아애 하는 상황에 남편이 못마땅하다. 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고통스럽다. 그러던 어느 순간, 한 동영상에서 장애아를 둔 엄마에게 건네는 날카로운 조언을 본 엄마는 자신이 왜 그토록 고통스러웠는지 깨닫는다.
똑똑한 아이를 두고 싶은 마음, 미래에 대한 두려움, 아픈 아이를 낳았다는 열패감. 아이의 병을 인정할 수 없었던 자신이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었다는 걸 깨달은 엄마는 아픈 아이를 온전한 존재로 받아들이자 모든 것이 기적처럼 변화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숭고한 모정을 강조하지도, 밑도 끝도 없이 희망을 말하지도 않는다. 여전히 아이는 아프고, 경련을 일으키고, 주변의 도움과 동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가족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저자 황수빈은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던 중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되고 전업 주부가 됐다. 대한민국 기혼 여성이라면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경단녀'의 현실을 아픈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서 극복하고,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그토록 원하던 자아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출판사 마음의숲, 가격은 1만3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