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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박삼구 '무리수'에 태클 거나

김상조 이끌던 경제개혁연대 "금호, 공정거래법 위반 정황"

이수영 기자 기자  2017.05.24 09: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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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호그룹 재건을 향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광폭행보가 '무리수'에 발목 잡힐 위기다. 박삼구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002990) 인수를 시작으로 금호고속과 금호타이어(073240)를 되찾는 것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경제개혁연대가 23일 금호그룹 재건 과정에 계열사들이 무리하게 동원됐으며 이에 대한 이사회 결의 및 공시의무 회피 등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해 귀추가 주목된다. 

여기에 이날 경제개혁연대가 작년 10월 신고한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의 삼성그룹 위장계열사 의혹을 조사 중이라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발표로 파장은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경제개혁연대는 김상조 공정위원장 내정자가 2006년부터 이끌던 단체다.

공교롭게도 경제개혁연대는 작년 1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죽호학원 이사들을 금호기업(현 금호홀딩스) 출자와 관련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검찰은 공익재단인 두 법인이 오너인 박삼구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이용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음에도 지난해 말 불기소처분을 내려 '재벌 봐주기'라는 비난에 시달렸었다. 일련의 관계 탓에 금호그룹이 삼성에 이어 공정위 심판대에 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호산업 편법 거래, 전례 있었다"

경제개혁연대가 새로 문제 삼은 대목은 지난해 금호홀딩스가 계열사와 특수 관계인에게 조달한 966억원의 단기차입금으로 공정거래법 및 상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먼저 공정거래법상 명시된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및 이사회 결의 의무 위반이다. 대규모기업집단에 속한 계열사가 일정 금액(자본총액 또는 자본금 중 큰 항목의 5% 또는 50억원) 이상을 빌려줄 때는 공시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

금호산업이 빌려준 돈은 387억원으로 여기 해당하지만 회사는 공시나 이사회 결의를 하지 않았다.

이은정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은 "2009년 12월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직전 계열사들이 금호산업 CP를 공시의무가 없는 소액으로 여러 번 나눠 거래를 한 전례가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이번에도 기준인 50억원 이하로 수차례 나눠서 빌려줬을 수 있는데 이는 공정거래법상 편법이므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권 대출에 비해 금호 계열사들이 훨씬 낮은 이자를 받고 돈을 꿔준 것은 부당지원 시비에 휘말릴 여지가 크다.

보고서를 보면 같은 단기차입임에도 대신증권(800억원)은 5%, 케이프투자증권(900억원)은 6.6~6.7%의 이자를 받고 있다.

반면 금호산업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은 2~3.7%, 대출자를 알 수 없는 기타는 1.5~2.0%로 이자율이 상당히 저렴하다. 시중 금리에 비해 지나치게 싼 이자로 계열사 자금을 조달했다면 공정위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금호산업이 자사 대주주(지분율 46%)인 금호홀딩스에 자금을 빌려준 경우 상법상 자기거래에 해당돼 무조건 이사회 승인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 흔적이 없다. 금호산업이 거래내역을 숨기기 위해 편법을 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삼구의 꿈 금호타이어 "멀어질 수도"

요약하자면 박삼구 회장이 금호그룹 재건에 반드시 필요한 △금호산업 △금호고속 △금호타이어를 품기 위해 계열사 자금을 무리하게 동원 중이며 이는 고스란히 계열기업에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박삼구 회장으로서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놓고 산업은행과의 관계를 껄끄럽게 할 수 있는 논란이 달갑잖을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이 박 회장과 금호그룹의 재무건전성을 더 깐깐하게 따질 명분이 되는 이유에서다.

앞서 산업은행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금호산업 지분매각과 관련해)계열사 동원 금지 원칙 위배 여부를 확인하고 투자자를 상대로 무리한 수익을 보장함에 따른 재부실화 가능성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빠질 경우 오는 9월 박삼구 회장에게 다시 우선매수권이 돌아간다. 다만 산업은행이 과거 금호산업 때보다 박 회장의 자금동원 능력을 과거보다 더 꼼꼼하게 검증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박삼구 회장은 지난 22일 에어부산 사옥 준공식에 참석해 "(금호타이어 인수전은)순리대로 될 것"이라며 "우리가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면 되고, 안 된다면 안 될 것"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