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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쿠팡맨 이어 협력업체까지…쿠팡, 도 넘은 '갑질'

허위 제안요청서에 일방적 계약해지 통보…5000억 적자수렁 탈출 노림수?

이준영·백유진 기자 기자  2017.05.23 16: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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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쿠팡맨과 관련한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쿠팡이 협력업체를 상대로도 '갑질' 횡포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쿠팡은 협력사 도급계약 시 허위 조건을 내걸어 적자를 떠넘겼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문자나 메일을 통해 갑작스럽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나아가 자회사를 설립해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적자 깔고 가는' 제안서? 쿠팡의 거짓말

현재 쿠팡은 전국 10여 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구에는 1000억원가량을 투자해 쿠팡 물류센터 중 가장 큰 규모의 물류센터도 짓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의 경우 협력업체가 인력을 관리하는데, 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쿠팡 측이 단가 인하를 위해 허위 사실을 공고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본지가 확보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운영대행 협력업체 선정 제안요청서(RFP, Request For Proposal)를 보면 단가 인하를 목적으로 일부 항목을 실질 운영비용과 다르게 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안요청서에는 일 출고 15만5000유닛 당 744명의 인원이 투입된다고 기재돼 있지만, 기존 투입인원은 1000명 이상으로 파악된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설명회 당시 744명의 인원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으나 쿠팡 자체 기준 정보를 제공해 실제 운영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

A 물류업체 관계자는 "제안요청서 자체가 협력업체가 손해를 입도록 산정해놓은 것"이라며 "실질 운영비를 공개하지 않고 입찰에 들어간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적자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심지어 일부 업체에는 운영단가를 제안 금액보다 낮게 책정하도록 유도해 최대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도록 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실제 운영비가 15억원이라고 하면 쿠팡은 제안요청서에 10억원이라고 기재해놓고, 일부 업체에는 사실 8억~9억원에 할 수 있으니 더 낮은 가격에 입찰하라고 조장했다"면서 "이 때문에 몇몇 업체들은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2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또 현장 실사 및 설명회 날짜(2016년 12월6일) 이후 제안서 접수 마감일(12월9일)을 촉박하게 설정해 참여 업체가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도록 유도했다. 설명회 이전 사전 협의된 업체에 낙찰이 예정됐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자회사 '일감몰아주기'로 적자 탈출 꾀해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기존 협력업체들에게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 통보를 전한 뒤 쿠팡의 자회사인 '컴서브'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B 물류업체 관계자는 "최근 갑작스럽게 쿠팡 측으로부터 해지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럴 경우 일반적으로는 사업을 정리할 수 있는 유예기간이라도 주는데 쿠팡은 빠르면 이달, 늦으면 다음 달까지는 정리하라는 식"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이어 "기존 업체들과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자회사인 컴서브가 인수인계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일감몰아주기로 운영비를 최소화하면서도 기존 물류업체들의 노하우를 그대로 전달받으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번 허위 제안요청서에 따른 계약 해지로 적자를 본 협력업체들은 쿠팡 측에 항의했지만 '불만이 있으면 소송하라'는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도급계약서상에는 중도해지 위약금 조항도 없어 별다른 구제방법도 없었다.

이 관계자는 "계약서에는 '(쿠팡) 본사 정책에 의해 종료될 수 있다'고 언급돼 있을 뿐 협력사를 위한 조항은 없다"며 "계약사항 변동 시뿐만 아니라 계약 종료 시에도 문서형식이 아닌 구두나 문자로 일방 통보해 별다른 증거자료도 남아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 계약해지 관련 서류는 추후 발송한다는 쿠팡 측 통보가 있었으나 구체적 일정에 대한 내용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업계 다수의 관계자들은 "쿠팡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해 부채를 넘기고, 쿠팡 본사의 회계를 건전하게 처리하려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계약이 만료됐거나 계약사항을 위배한 업체의 경우 계약을 해지한 사례가 있지만, 일방적으로 해지한 경우는 없다"면서 "그 외에는 협력사 손실을 보전해주고 쌍방합의를 이뤘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문제될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협력업체들의 주장을 강력 부인했다.

◆커지는 적자폭, 탈출구는 갑질?

쿠팡은 2015년 540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560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누적적자만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손정희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투자받은 1조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이러한 영업손실에 대해 쿠팡 측은 "지난해까지 축구장 102개 규모에 달하는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로켓배송 가능지역을 전국으로 확장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애초부터 무리한 투자를 진행해온 쿠팡이 한계에 부딪혔고, 협력업체를 통해 운영비를 줄이고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으로 이를 타개하려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국 배달 조직을 직영으로 구축하는 것은 투자비용이 커 일반 사기업에게는 무리가 될 수밖에 없는데, 쿠팡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물류센터 구축부터 차량, 배송인력까지 자체적으로 운영해 스스로 적자를 키웠다"며 "협력사 갑질행위를 통해 이를 해결하려는 것은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