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새로 창출하는 일자리는 81만개가 아니라 17만4000개일 뿐입니다. 나머지 64만개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간접고용 형태로 존재하는 일자리의 전환이고 대부분은 청년 일자리와 별 상관이 없습니다."
이는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이 2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공부문 일자리정책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 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발제에 나서 문 대통령의 대표 일자리 공약이었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어 81만개 일자리에 들 정부 예산과 공공기관 지출이 어떤 형태로든 신규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 지출을 정부 예산과 전혀 무관한 것으로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간접고용을 직고용으로 전환할 때 드는 공공기관 지출을 별도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
또한 "철밥통인 공공부문 정규직보다는 콜센터에서 일하는 정규직의 저임금과 고용불안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문제"라며 "지금 공공부문 일자리에 드는 예산을 콜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는 새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의 방향과 문제점을 짚어 보고, 이에 따른 정치적 뜻은 무엇인지 논의하고자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는 청년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일자리 정책과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의 올바른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날 토론회는 청년이만드는세상과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조승수 청년이만드는세상 공동대표가 사회를 맡았다.
홍진표 시대정신 상임이사는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정치적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홍 이사는 새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일자리 양극화를 선택했다. 그는 "이미 노후에 있어서 분명한 양극화가 시작됐으며, 공무원을 대폭 증원한다는 것은 결국 이러한 갈등을 더 심화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미 토론회에서 여러 번 공공부문 일자리 정책에 대한 문제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 이러한 문제를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 공약에 대한 강한 집착에 대해 정치적 접근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미 집단화돼 각종 개혁시도에 저항하고 있는 공무원의 수를 대폭 늘리게 되면 각종 선거에 미치는 정치적 위력이 너무 커진다"며 "공무원의 정치적 파워가 커지면 재정파탄을 눈앞에 두고도 손을 쓰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의 '청년의 시각에서 본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백 대표는 "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은 청년들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공약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청년이여는미래에서 19대 대선을 맞아 10대 청년 관련 공약을 뽑아 전국 20~30대 청년 500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공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은 현실 가능성 8위를 차지했으며 청년공감성에서도 상당히 낮은 순위를 받았다는 것.
그는 "지난해 7월 기준 취준생 10명 중 4명은 공무원시험 준비생이고 비율은 해마다 늘어난다"며 "민간 부분 일자리는 계속 줄어드는데 공무원만 늘린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청년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청년고용의무 할당제 적용 범위를 민간대기업 등으로 확산하겠다는 정책에 대해서도 "고용을 강제하면 온전히 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급변하는 산업시장에서 인건비 부담은 기업의 혁신을 어렵게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부담이, 장기적으로는 청년의 기회를 앗아간다"고 제언했다.
백 대표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으로 경직된 노동시장 완화를 꼽았다. 그는 "정년을 보장받는 구조에서 현 정규직들이 철옹성 같은 보호막을 치고 있다"며 "경직된 노동시장을 완화하는 것은 기득권과 기성세대의 양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공부문 일자리의 단순한 양적 확대 말고, 더 많은 사람의 다양한 일자리를 담을 수 있는 질적 변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표를 맡은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일자리 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백 대표와 마찬가지로 일자리의 양보다 일자리의 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를 위해 "청년과 고학력 여성의 눈높이에 맞춘 고용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부족하므로 청년과 육아기 여성의 고용률이 낮다는 것.
이와 함께 그는 "정부가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를 완화하고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규모와 고용형태별로 임금 차이가 크고, 대부분 영세사업장의 비정규직, 저임금 근로자는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
마지막으로 그는 정부가 저성장국면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공공부문 일자리의 질적 개선을 통한 공적 서비스 개선과 청년고용 촉진을 이루고, 복지 확대를 통해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태경 의원은 "새로운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그중 일자리 문제는 취준생을 포함한 많은 국민의 주요 관심사일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고용시장은 무엇인지와 직결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이유로 일자리 정책은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닌 장기적 국가 발전 방향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