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민안전처(이하 안전처)가 지난해 12월 '공기호흡기 용기 이물질 발견 관련 조치결과 보고'에서 용기 이물질에 대해 "지난해 10월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하자원인 규명을 주문했다"고 적시했으나 안전처 소방장비항공과는 "납품업체의 하자 조치에 따라 중단한다"고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향후 납품업체가 이물질 발생 용기를 전량 교체한다"며 납품업체에 대해 '부정당업체'로 제재하고 "조달청 참가제한 등 행정상 조치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처의 보고는 용기 이상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전량 교체를 이행한 납품업체를 부정당한 업체로 만들고, 조달청에 행정상 조치를 한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이물질이 발생한 해당 용기에 대해 막대한 교체 비용을 감수하며 문제를 적극 해결하고 나선 '납품업체 죽이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울러 안전처가 공기호흡기 용기 이물질 발생 원인을 특정회사(미국 럭스퍼사) 용기 하자로만 주장하던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방침을 세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전처는 앞서 '공기호흡기 용기 이물질 발견 관련 조치결과 보고'에서 개선대책으로 호흡보호장비 안전관리 종합개선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혓다.
세부 대책 내용은 △공기충전기 통합관리·운영 △호흡보호장비 정비실 및 공기충전실 확충 △안전관리 매뉴얼 보급 및 전문교육과정 개설 △평가제도 도입 및 인사지원 확대 △공기호흡기 규격 개선 및 충전기 필터 품질강화 △공기성분분석 및 품질기준 강화 △호흡보호장비 정비실 설치 및 용기 관리기준 개선 등이다.
이는 안전처 소방장비항공과가 자체 소방에서 보유한 공기호흡기 충전기 및 유지관리의 문제에 대한 개선대책일 뿐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즉, 충전기 및 유지관리의 문제가 용기이물질 발생원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 및 묵살하고, 납품업체 및 특정업체 책임으로 전가했다는 것.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갑질 행정을 자행했던 것"이라며 "용기 이물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공기호흡기 형식승인 기준 개정을 진행하겠다고 보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전처가 국내 공기호흡기 규격 및 성능 기준이 외국 기준보다 월등히 높아 미국, 유럽 등 다양한 외국산 공기호흡기의 국내 시장 진입에 애로가 있다고 하면서 공기호흡기 무게, 공기호흡기 용기밸브 설치나사, 면체대기호흡 장치를 예로 들며 이를 다수공급체계 구축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산 공기호흡기를 공식 문건에 언급했다는 것.
업계는 외국산 공기호흡기와 관련해 안전처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먼저, 품질 확인과 관련해 '공기호흡기 무게' 문제를 꼽았다. 국내 공기호흡기는 45분 사용 기준으로 총무게는 9㎏ 이하를, 미국과 유럽은 18㎏ 이하를 요구한다는 것. 화재 및 구조현장에서 가뜩이나 소방관의 안전을 위해 제품 경량화 얘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처 소방장비항공과가 외국산 제품 공급을 위해 무게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공기호흡기 용기밸브 설치나사의 경우 국내 KS규정에서 요구하는 공기용 나사가 적용되고 있다. 업계는 공기충전구 나사는 미국, 유럽 등 나라별로 모두 다른 상황에서 어느 나라 용기밸브 설치나사 규격으로 바꾸자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셋째, 면체 대기호흡장치다. 대기호흡장치는 공기호흡기 착용 후 외부공기유입을 통해 공기소모를 최대한 줄여 부족한 사용시간을 최대한 늘리기 위한 장치로 소방관의 제안제도에 의해 적용된 주요 기능이다.
그럼에도 안전처 소방장비항공과는 단지 외국산 공기호흡기가 국내 시장진입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화마와 생명을 걸고 싸우는 일선 소방대원들의 현장상황 및 의견을 무시하고 해당기준을 수입업체 입맛대로 모두 하향평준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전처의 개선방안은 공기호흡기 용기는 용기 제조업체에게 직접 납품이 가능하도록 공기호흡기와 분리해 형식승인 및 제품검사를 실시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공기호흡기 용기는 용기와 밸브가 결합된 것으로 해당 등지게, 면체와 연결이 되면 1·2차 감압 및 유량변화, 세부적인 구조에 대한 호환성 전반의 검토와 제조물 책임소재 등에 대한 적정성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업계는 세계적으로 용기만을 제조하는 업체가 직접 해당 제품을 수요기관에 납품하는 사례가 없다는 것에 주목하며, 안전처 소방장비항공과가 특정업체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시각이다.
본지 확인 결과, 안전처 소방장비항공과는 기준개정 논의 과정에서 국내 유일 공기호흡기 제조업체를 의도적으로 제외시키고, 수입제품 국내 시장진입을 위해 담당공무원이 수입업체를 직접 방문하는 등 필요한 기준개정 등을 수입업체들과 협의했다.
또한 수입업체들의 공기호흡기 기준개정 요구를 반영해 줄 것을 해당 기준개정 부서(소방산업과)에 요구했다.
지난해 12월22일 한국소방산업기술원 등이 기준개정을 위해 마련한 세부 검토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회의였다"며 "국민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다"고 분개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소방관용 개인안전장비 기준개정은 소방관의 안전을 위해 기능 및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데 반해 당시 회의는 단지 다수공급을 위한 외국산 수입업체 국내진입을 위한 자리였다.
현장에서 화마와 싸우며 가장 위험한 환경에서 소방관의 생명을 보호해주는 공기호흡기 기준이 소방관들의 안전은 무시된 채 의견 수렴도 없이 수입업체 및 특정업체에게만 유리한 방향으로 기준을 개정하기 위해 소방전체의 장비를 관장하는 안전처 소방장비항공과가 발을 벗고 나섰던 것이다.
해당 공기호흡기 용기를 납품했던 중소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이후 공기호흡기 용기 이물질 사건으로 큰 손해를 보면서까지 해당 용기를 전량 교체해주고 관리해준 국내 유일의 중소제조업체를 죽이기 위해 오랫동안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보여진다"며 "'공기호흡기 용기 이물질 사건'은 관련 기준 개정을 통해 수입업체 및 특정업체와 유착이 의심되는 공기호흡기 기준개정을 위한 명분 만들기였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