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시장전망치를 웃돌며 호실적을 달성한 것에 비해 중소형사들의 실적은 오히려 줄어 대형사 중심의 쏠림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ELS(주가연계증권) 등 파생결합증권 실적 양극화가 하락세를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 상승했다. 올 1분기 증권사 순이익 1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이상 급증하며 1300억원을 넘긴 한국투자증권이다. 미래에셋대우(006800)와 KB증권도 각각 1102억원, 1088억원을 시현하며 뒤를 이었다.
실적 상위 증권사의 순이익이 각각 1000억원을 넘는 등 대형 증권사들이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 이유에는 ELS 조기상환에 따른 신규 발행이 증가하면서 판매수수료수익 및 운용수익이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IPO(기업공개) 및 PI(자기자본투자) 등 IB 부문에서도 성과가 크게 늘었던 것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면 중소형증권사들은 대형 증권사의 약진과 대우조선 관련 악재로 부진했다. 하이투자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7% 줄었고, HMC투자증권(001500)은 35%, 교보증권(030610)과 IBK투자증권도 10% 이상 순이익이 감소했다.
그나마 교보증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투자은행(IB) 부문에서 호실적을 거두면서 중소형증권사 1위 자리를 지켰다.
한화투자증권(003530)도 올해 1분기 1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ELS 운용손익이 안정화됐고, IB와 자산관리(WM) 부문의 호성적이 한화투자증권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동부증권(016610)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올 1분기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실적이 흑자 전환되며 개선 기대감을 키웠던 동부증권은 대우조선해양 손실을 반영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KTB투자증권(030210)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큰 폭 증가했지만 관계기업 투자평가 및 처분 손실이 발생한 것이 순이익 하락 악재로 작용했다.
이 같은 양극화 원인에 대해 ELS 운용실적 격차와 대형 증권사가 수익 개선을 추구하고자 다양한 부문으로 발을 넓히면서 중소형증권사들의 자리를 뺏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중소기업자금조달을 위한 제3의 주식시장, 코넥스의 자문인 제도는 중소형증권사와 중소기업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마련됐지만 대형 증권사들이 대부분의 자문을 맡고 있다.
대형사의 경우 ELS의 거래가 늘어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얻었지만, 중소형사는 대형사와의 경쟁에서 밀려나며 수익성이 악화됐고, 자산규모 차이에서 발생하는 IB 등의 부문도 대형사와의 격차를 벌였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한 대형 증권사들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자리매김하며 업계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새로운 순자본비율(NCR)제도 시행과 초대형 IB도입으로 대형사들의 가용자본 및 자금집행여력이 넉넉해지는 가운데 특화되지 않은 중소형사들은 존립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