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눈 가리는' 삼성전자…文 정부, 분리공시제 시행 가능할까

참여연대 "단말기 가격·위약금 거품 거둬낼 유일한 방안"

황이화 기자 기자  2017.05.19 11:11:5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가계통신비 절감 공약 중 하나로 내건 '분리공시제' 시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여야 정치권과 시민단체, 전문가, 이동통신사들은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이용자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005930)는 반대를 외치고 있다. '영업비밀'을 침해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9일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가계통신비를 절감하고자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 법률과 관련해 '분리공시제 시행'과 '지원금 상한제 조기 일몰'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지원금 상한제 조기 일몰 공약의 경우, 이 제도가 이미 오는 9월 일몰을 앞두고 있어 큰 무리 없이 이행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분리공시제는 단통법 도입 당시부터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반대하고 있어 실제 도입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분리공시제는 통신시장 투명화가 주목적이다. 이용자가 휴대폰 구매 시 받는 지원금을 공시할 때, 휴대폰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지원금과 통신사가 제공하는 지원금을 구분해 표기하자는 제도다.

이용자가 받는 지원금에는 통신사의 마케팅비 외에도 제조사의 마케팅비도 포함되고 있으나, 일반인들은 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이용자가 잘 모르는 이 부분이 시장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이용자 이익을 침해한다는 지적이다.

심현덕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휴대폰 유통시장을 놓고 '백화점 사기 세일'에 비유해 이통사와 제조사에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되짚었다.

백화점 사기 세일이 본래 가격 30만원짜리를 판매가 60만원으로 속여 이를 '반값 세일'한다고 30만원에 판매하는 수법처럼, 제조사가 단말기 가격을 부풀려놓고 지원금을 마음대로 지원할 수 있는 이유는 제조사의 지원금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심 간사는 "당시 정부는 고육책으로 단통법을 만들고 분리공시제를 포함하려 했으나 제조사 반대로 결국 제외됐다"며 "단말기 가격 거품 제거를 위해 분리공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도 "단말기 가격은 '단말기 할부금'으로 매달 통신비에 포함되는 상황에서, 프리미엄폰은 100만원대에 육박할 만큼 단말기 가격이 지속 상승 중"이라며 "이를 조절할 장치는 전무한 상황에서 분리공시제 도입으로 단말기 가격 인하에 도움될 것"이라고 비슷한 의견을 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영업 비밀 노출로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따라서 단말기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에 지급하는 지원금이 해외보다 더 많은데 이를 공개하면 해외 이통사도 그만큼 지원금을 내놓으라고 할 것"이라며 "국내 사업만 한다면 마케팅비용 공개가 가능하나, 해외 사업도 하고 있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단말기 원가나 수익·기술을 공개하라는 것이 아닌 마케팅비 일부를 공개하라는 것이므로 영업 비밀 침해라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분리공시가 되지 않아 이용자들이 내지 않아도 되는 위약금까지 내고 있다는 게 참여연대 측의 설명이다.

심 간사는 "통신사를 옮길 경우, 통신사와의 약속을 어긴 것이나 단말기는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제조사와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 위약금에는 제조사 지원금에 대한 위약금까지 포함되는데 이는 사실상 낼 이유가 없는 돈"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에 동의하나, 제조사 지원금과 통신사 지원금이 구분되지 않아 개선이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이용자가 잘 모르는 가운데 심각한 권익 침해가 발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