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동부증권, 저성과자 임금 70% 삭감·계약직 전환 강요"

임금피크제 해당 직원 최저시급 미달…노조, 고원종 사장 고용부 고발

추민선 기자 기자  2017.05.18 16:40:3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36년 만에 노동조합을 설립한 동부증권(016610)이 노사갈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노조  출범 2개월여 만에 사측이 탈퇴압박과 함께 유례없는 성과급제도를 도입, 구조조정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게 동부증권 노조 측 주장이다. 이에 노조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결성 이후 사측의 노조탄압이 지속됐다고 규탄했다. 

노조는 "사측이 노조설립 소식을 차단하기 위해 회사 인트라넷에 있는 전직원의 휴대폰 번호와 이메일을 삭제했다"며 "직원들의 소통 공간인 자유게시판도 폐쇄했다"고 밝혔다. 

또한 영남 본부장과 지점장들은 부산 영남지역 지점 영업직원들에게 조합원 탈퇴를 강요하면서 탈퇴하지 않을 시 지점 통폐합 및 원격지로 발령 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호열 전국사무금융서비스 노동조합 증권업종본부장은 "원격지 배정으로 출퇴근에 2시간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며 "출퇴근의 문제도 있지만 영업사원이 점포를 옮기면 고객 이탈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 이탈은 성과급 등 임금에 타격을 받게 된다. 이는 해고에 준하는 위협을 받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이러한 사측의 협박에 지난 8일 하루 만에 28명의 부산 영남지역 조합원들이 노조 탈퇴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토로했다.

한 고소인은 "지점장들은 휴일에도 직원들을 불러내 사장이 노조가입 전으로 되돌려 놓지 않으면 지점 한 개만 남기고 모두 폐쇄조치한다고 했다"며 "노조를 탈퇴해야 하지 않겠냐"고 언급했다. 

노조 측은 "피고소인의 노동조합 탈퇴 강요행위는 명백한 지배개입유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 범법행위"라며 "이러한 피고소인의 위법행위는 고소인의 단결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뿐만 아니라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어 고소를 제기하게 됐다"고 전했다. 

동부증권은 원격지 배정뿐 아니라 연봉의 70%가량을 삭감하는 업계 최악의 성과급제를 실시면서 실적 저하자들에 대한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는 자들에 대해 계약직 전환을 강요해왔다고 언급했다. 

계약직전환에서도 원격지 발령을 무기로 삼았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더불어 계약직 전환을 통해 해고를 보다 수월하게 하는 방법으로 악용됐다는 것.

고객 이탈이 두려운 저성과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직 전환했고, 이들은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업계 최악의 근로조건을 버티다 계약만료로 해고됐다는 것이다. 

동부증권은 직원들의 성과에 따라 A, B+, B, B-, C 다섯 단계의 등급을 매기는데 가장 낮은 C등급을 받을 경우 임금의 70%가 삭감되고 저이자 대출 등의 혜택도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고 있는 만 55세 이상의 직원들이 C등급을 받게 될 경우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달하는 급여를 받아온 사례도 있었다.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직원들은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에 피크임금 대비 20%를 삭감하고, 이후 60세까지 직전년도 임금대비 매년 10%씩 삭감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동부증권의 지나친 급여 삭감으로 인해 평가등급 C등급을 받은 직원은 먼저 기본연봉(평가등급 BO 기준)의 67%의 급여가 삭감된 후, 여기에 첫 년도에는 80%를 적용받는다. 즉, 첫 년도인 만 55세에는 피크임금대비 26.4%의 급여만 받고, 이후 계속해서 C등급 평가를 받으면 최저 피크임금 대비 13.2%만 받게 되는 것이다. 

직급에 따라서는 2~3년차에도 최저임금에 도달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직원이 발생해 노조에서 이의를 제기, 이의를 제기한 직원에 한해 뒤늦게 최저임금을 맞춰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부증권은 "실제 C등급을 받은 직원은 소수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퇴사 직원은 증권업 전체적으로 볼 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노조활동은 근로자의 자유권리로 회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뿐 어떠한 방해나 압박을 가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사측은 영업사원을 3, 6개월 단위로 평가한다. 증권업종은 변동폭이 심한 직종인데, 시황과 무관하게 단기간에 평가하게 되면 누구도 C등급을 피해가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동부증권은 단 한 번도 희망퇴직을 받은 적이 없다. 희망퇴직은 보상이라도 해주지만, 악독한 성과급제를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사무금융노조는 고원종 동부증권 사장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부에 고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