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석유화학업계의 어마어마한 1분기 실적을 견인한 '빅2' LG화학(051910)과 롯데케미칼(011170)이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줄곧 업계 선두를 지켜온 LG화학은 지난해 1조9919억원을 기록하며 2조544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롯데케미칼에 최초로 최대 영업이익 자리를 내줬다.
1분기 실적을 먼저 발표한 LG화학은 매출 6조4867억원, 영업이익 79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3.1%, 영업이익은 74.1%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사상 최초로 6조원을 넘어섰으며, 영업이익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인 2011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결과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이 한 발짝 더 앞섰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매출 3조9960억원, 영업이익은 81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8.9%, 영업이익은 72.1% 증가했다. 바로 이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에 기록했던 사상 최대 기록을 1분기 만에 바로 경신했다.
양사의 차이는 영업이익률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롯데케미칼은 2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드러낸 것에 비해 LG화학은 12%에 그쳤다. 이에 롯데케미칼이 LG화학에 비해 2조원 이상 낮은 매출에도 더 높은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이같이 양사의 상황이 바뀌게 된 데는 롯데케미칼이 주력하고 있는 석유화학의 '본업' 기초소재 부문에서 수익성이 확대된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LG화학 역시 기초소재 부문이 수익구조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긴 하지만 신성장 사업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바이오 사업 및 이차전지 사업이 대규모 투자에 비해 아직 수익성이 나지 않으면서 발목이 잡힌 것.
실제로 LG화학은 1분기 전지사업 부문에서는 104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의 적자폭을 키웠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본업 부문이 너무 좋은 만큼 롯데케미칼의 성적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LG화학이 워낙 사업 포트폴리오가 넓고 덩치에서 비교가 안되는 만큼 한 부문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향후 양사가 어떤 방향으로 미래를 준비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올해 R&D(연구개발)에 사상 최대 금액인 1조원을 투자하고, 오는 2020년에는 그 비중을 1조4000억원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같은 시기 인적자원 역시 1000여 명 늘리는 등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아직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은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LG화학의 투자는 신사업 부문에만 그치지 않을 예정이다. LG화학은 올해 설비 투자에만 2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조9000억원 대비 35%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현재 시황이 좋은 에틸렌 설비를 추가 생산하기 위해 충남 대산공장에 2870억원을 투자한다.
롯데케미칼은 R&D 비용이 다소 낮은 대신 주 수익원인 기초소재사업에서의 원료 경쟁력 강화 등에 주력한다. 여수공장에 3000억원을 투자해 에틸렌 생산량을 20만톤가량 확대하는 것은 물론, 폴리카보네이트(여수공장) 및 메타자일렌(울산공장)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시설 증설에도 3700억원가량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투자 역시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롯데케미칼은 내년까지 총 2조9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루이지애나 지역에 에탄분해설비를 건설할 예정이다. 지난 2010년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올해 3분기 말레이시아 현지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