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코칭칼럼] 즐거운 변화를 이루는 힘

김종성 코치 기자  2017.05.13 21:57:25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얼마 전 주말, 딸아이가 식사 도중 갑자기 말을 꺼냈다.

"우리 가족회의 해요."

"그래? 좋지."

모두 동의했다. 언제라도 가족간에 많은 이야기를 하는 건 좋은 일이니까. 그렇게 가족회의를 하게 됐다.

"안건은 뭐니?"

"이젠 여름이 다가오는데 작년 여름에 너무 더웠던 걸 생각해서 미리 미리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참 시의적절한 생각이로구나. 나도 찬성. 어떤 준비를 하면 될까?"

"우선 에어컨과 선풍기를 고치거나 사는 것, 두 번째는 방을 바꾸는 일이에요. 여름이면 유난히도 더운 내 방을 서재 방과 바꿔요."

"오, 좋은 생각이네. 그럼 곧바로 시작하자."

만장일치였다. 이렇게 하여 연휴 기간 동안 집안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먼저 에어컨 가게에 가서 적당한 제품을 주문했다. 낡아서 시끄럽고 회전이 안 되는 선풍기도 교체하기로 하고 새로 두 대를 주문했다.

이것은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간단한 일이었다. 의사결정과 주문을 하고 나서는 설치기사가 오기를 기다리면 된다. 방 정리는 두 개의 방안에 가득한 가구들을 이동하는 순서를 정하고 비교적 작은 짐은 먼저 거실로 옮기고 책장과 옷장은 책과 옷을 모두 빼낸 다음에 옮겼다.

먼저 자잘한 것을 버리거나 임시로 옮겨서 작업하기 편하게 한 후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큰 것 먼저 옮기고, 마지막으로 작은 것들을 옮기는 것이 순서다.

평소 몸에 붙어 있던 게으름과 운동부족이 덕분에 멀리 날아간다. 머리는 조직적으로 바쁘게 돌아가고 어디에서 어떻게 힘을 써야 할지, 가장 덜 힘들게 옮기는 방법은 무엇인지, 또 두 번 일을 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옮기고 정리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마음을 함께 하는 일이다. 방 이동과 정리가 끝난 후의 깔끔해진 모습을 함께 머리 속에 그리면서 최종 목적지를 향해 차질 없이 가는 것이다.

이런 것을 코칭에서 말하는 비전의 공유라고 해야 할까? 수시로 의견 교환과 소통이 필요하다. 그러면 즐겁고 행복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고 만족감도 극대화 할 수 있다.

짐을 옮기고 정리하다 보니 책과 옷과 서류를 정리하게 되고 많은 양의 쓰레기를 버리게 된다. 사실 이사나 방 정리의 기본은 쓰레기 버리기 라는 것은 거의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버리면 공간이 생기고 그 빈자리를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파트 쓰레기 장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면서 많은 짐을 버려서 일단 속은 개운하지만 아직도 집안은 정리되지 않은 짐으로 가득하다.

저 많은 책과 서류와 옷들이 도대체 어디에 다 들어가 있던 걸까?

"뭐 우선 짐만 옮겨 놓고 나서 잔 정리는 한 일주일 동안 천천히 하지 뭐."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것이 내가 삶을 대하는 방식이다. 나는 방에 들어갈 때마다 뭔가를 조금씩 정리하고 버릴 것을 들고 나오고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는 방의 모습을 보며 작은 기쁨을 즐긴다.

이제 내 서재는 독서와 작업공간이고 악기 연습장이며 사진 기자재가 효율적으로 배치된 장소가 되었다. 그 공간에서 나는 새로운 계획을 하고 준비를 한다. 새롭게 바뀐 환경에서 변화의 즐거움을 맛본다.

요즘 대통령 선거로 온 나라가 뜨겁게 달궈졌다. 80%에 육박하는 투표율이 그 열기를 말해준다. 선거는 새로운 리더를 뽑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마치 방을 옮기고 이사할 때처럼 사회에 쌓여 있던 먼지를 털어내고 새로운 방식으로 자원을 재배치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라 살림에서 그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새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제19대 대통령 당선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첫 걸음에 걸맞은 내용인 듯싶다. 우선은 과거 일년 여 동안 어수선했던 분위기에서 벗어나서 모든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회의를 거쳐 의견을 모으듯, 전 국민이 원하는 비전을 제시하고 모두 함께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축제의 장이 된 가운데 쌓여 있는 나라의 일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모든 사람이 과거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될 때 새롭고 즐거운 변화의 문은 열릴 것이다.

김종성 코치 / (현)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 / 사진작가 / (전) 외환은행 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