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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도달한 '금호타이어 인수전' 여전히 미궁 속인 이유

더블스타 운영 능력 의문…문재인 정부 '새로운 변수'

전훈식 기자 기자  2017.05.10 15: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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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타이어업계의 화두인 금호타이어(073240) 인수가 막바지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최종 결과는 안개 속이다.

물론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이후 지속가능한 투자를 내세워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기술 유출 가능성은 물론 더블스타 입지도 확신을 가질 수 없는 만큼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과연 더블스타가 주장하는 금호타이어의 미래와 관련업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사안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짚어봤다.

◆'탑 5 목표'로 시너지 극대화…투자 확대·직원 고용 승계

지난 3월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9550억원 상당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더블스타는 42.01%의 지분을 보유한 금호타이어 '최대 주주'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해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금호타이어의 건전하고 빠른 발전을 이루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주주는 물론 고객과 임직원,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모든 구성원의 이익을 최대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증시 상장기업인 더블스타는 중국시장 내에서 트럭 타이어와 시내버스는 물론, 중장거리 버스 및 광산 트럭 타이어를 포함한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 지난해엔 글로벌 최초 상용차 타이어 '인더스트리 4.0' 스마트 공장을 건설하기도 했다.

더블스타는 최근 몇 년간 발전 경험과 중국에서의 영향력으로 현재 금호타이어가 겪고 있는 경영난과 관리 측면의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어 회사 경영 개선과 비즈니스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분석을 이끈다.

특히 PCR(승용차용 타이어) 강자 금호타이어와 더블스타 보유의 TBR(트럭·버스용 타이어) 생산 강점이 합쳐지면, 양사는 글로벌 타이어 업계 10위권 내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양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향후 '글로벌 탑 5 도약'을 목표로 제시한 더블스타는 이를 통해 중국 타이어 업계와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영향력 제고 의지도 다진 상태다.

또 금호타이어가 시장 변화에 민감히 반응하고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할 것을 약속했다.

금호타이어가 우위를 점하는 제품을 빠르게 늘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도록 △SUV 타이어 △친에너지 차량용 타이어 △스노우 타이어 △레이싱 타이어 등에 R&D 투자를 강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대형 타이어 기술력을 향상시켜 제어하기 쉬우면서 연비 소모가 적은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뿐만 아니라 금호타이어와 원자재 공급처를 통합·확대해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더욱 굳혀 구매 원가를 낮추고 제품 발주에 대한 반응 속도를 높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물론 국내외에서 제기하고 있는 경영 문제에 있어서도 금호타이어의 독립 경영으로 해소시킨다는 방침이다. 오히려 전략적 협력을 통해 브랜드·판매·구매 등 분야에서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등 빠른 시일 내에 글로벌업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 그치지 않고, 기업가치 제고 및 지속성장 차원에서 금호타이어 기존 임직원을 고용 승계와 더불어 현지 인재 추가 채용으로 지역경제와 동반성장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는 금호타이어에 대한 즉각·인위적 구조조정이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조치의 일환이다.

◆수출 감소에 기술 유출 우려…文 "금액 판단 문제 아니야"

이처럼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확신하지만, 최근 금호타이어 수출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등 금호타이어 상황이 점차 악화되면서 국내외 관련업계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최근 발표된 금호타이어 1분기 해외 매출이 전년대비 약 10% 감소하면서 금호타이어 수출에 빨간 불이 들어온 곳으로 확인됐다. 더블스타로의 매각 우려로 해외 거래선들이 동요하고 있으며, 해외 법인 및 지사들의 경우 신규 거래선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이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이 때문에 유럽·중동·아시아 등 해외 각지에서 기존 계약 물량을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 중국 브랜드로의 이미지 변화는 수요를 감소시켰으며, 원재료 단가 급등에도 판매 가격을 인상할 수 없어 손익은 악화됐다.

여기 더해 더블스타의 약속에도 여전히 고용 불안 및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인수자금 대부분을 차입에 의존할 것으로 알려지는 더블스타가 인수 후 상환과 이자 부담 탓에 한국 공장에 대한 인력 정리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상하이차가 지난 2004년 쌍용차 인수 후 핵심기술만 빼돌린 뒤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구조조정으로 직원 수천명을 정리해고한 사례가 있다.

여기에 등록 특허만 874개 이르는 기술 유출도 피할 수 없으며, 특히 '방산 기술' 유출 문제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 타이어 기술을 보유한 금호타이어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방산업체로 지정되면서 전투기와 훈련기, 트럭용 타이어 등을 군에 납품하고 있다. 매출액 비중은 크지 않으나 국가안보와 관련된 방산 기술의 해외 유출을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다.

이와 함께 중국에만 공장이 있어 해외 공장 및 연구소 경영 등 글로벌 운영 능력이 검증되지 못한 더블스타가 과연 장기적 비전 제시와 투자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이런 가운데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새로운 이슈 메이커 역할을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금호타이어 매각은 단순히 금액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무엇보다 "쌍용자동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서는 안 되며, 채권단은 국익과 지역경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매각을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금호타이어 중국 매각을 반대한 바 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지역(광주와 전남 곡성)에 생산공장을 둔 향토기업을 중국기업에 매각되는 것을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도 무게가 실린다.

새롭게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과연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관심을 가지면서 매각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