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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 대선 D-1 기습인상 노림수?

8일 7개 제품 편의점 판매가 7.5% 올려 뒷말 무성

이수영 기자 기자  2017.05.09 11: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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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롯데칠성음료(005300)가 대통령선거 하루 전인 8일 편의점에서 파는 7개 제품 값을 평균 7.5% 기습 인상했다. 2015년 1월 이후 2년4개월여 만이며 향후 대형마트와 소매점 등 다른 유통망까지 가격인상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간판제품인 칠성사이다의 경우 250ml 캔이 7.7% 올랐고 밀키스와 실론티 등 캔 음료는 10%씩 인상됐다. 1.5L 펩시콜라 페트 가격도 3.7% 올려 받기 시작했다.

롯데칠성은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원료 및 부자재 가격이 올랐고 인건비, 유류비, 물류비 등도 줄줄이 인상돼 자체적인 원가절감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제공하는 소비자물가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설탕원가는 2015년 1월 472원에서 지난 1월 573원으로 21.39% 뛰었다. 액상과당의 주원료인 옥수수와 물류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유가격 역시 2015년에는 급락했다가 이듬해 크게 반등한 바 있다.

회사 측은 "물가안정을 감안해 인상폭을 최소한으로 조정했다"라며 "일부 품목은 경쟁사 제품에 비해 여전히 20% 정도 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비자 반발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대선정국에서 심지어 투표를 하루 앞두고 가격인상을 단행한 배경에 뒷말이 적지 않다. 라면과 맥주, 치킨 등 서민 입맛을 사로잡은 인기 먹거리들이 줄줄이 몸값을 올린 상황에서 지나치게 민감한 시점을 고른 탓이다.

앞서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태가 한창이던 작년 11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000080)는 맥주 출고가를 6~6.33%씩 올렸고 12월에는 농심(004370), 이달에는 삼양식품(003230)이 주력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5% 넘게 끌어올렸다.

치킨업계도 속속 가격인상 채비를 갖추는 양상이다. BBQ가 지난 1일 10개 품목에 대해 8.6~12.5%씩 값을 올렸고 BHC와 교촌치킨 등도 곧 인상폭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실업률과 낮은 임금, 소비둔화로 서민경제가 삼중고에 시달리는 사이 새 대통령에 쏟아지는 관심 뒤에서 기업들은 매정한 가격전략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