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화 기자 기자 2017.05.08 17:12:29

[프라임경제] SK텔레콤(017670·사장 박정호)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 판매 기록에 사은품 증정이 영향을 줬다.
8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누구'의 판매량은 1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출시 8개월 만의 성과로, 수치상 매달 1만대 이상이 판매된 꼴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아마존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판매한 AI 디바이스량이 500만대였던 데 비해 국내 중심으로 팔린 '누구' 판매량이 50분의1 수준이라는 점에서 전파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누구'가 인기를 끈 요인에는 첫 국산 AI 스피커라는 점, 글로벌 사업자들의 AI 스피커와 유사한 형태와 기능을 갖췄으면서도 최초로 한국어를 지원하게 됐다는 점 등이 꼽힌다.
더불어 AI 특성을 감안해 SK텔레콤이 '2017년까지 고객 경험을 최대한 늘려 AI 학습량을 높이겠다'고 '누구' 사업 전략을 세운 데 따라, 출시 초반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 점도 고객 확보에 주효했다.
이런 가운데 '누구'는 사은품으로도 자주 활용됐다. 출시 한 달가량 흐른 지난해 10월 SK텔레콤이 자사 내비게이션 서비스 '티맵(T-Map)과 음악 서비스 '뮤직 메이트'를 결합한 '카리브(Carlive)' 베타 테스트 참여자 중 일부에 증정됐다.
올해 초엔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한 대형가전매장이 공동으로 이벤트를 진행,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과 IPTV 서비스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사은품으로 제공됐다.
또 지난달 삼성전자의 새 전략스마트폰 '갤럭시S8' 사전예약에 맞춰 일부 판매처에서는 SK텔레콤을 통해 사전예약 시 '누구'를 제공하겠다고 내걸었다.
SK텔레콤 관련 상품을 중심으로 '누구'가 사은품으로 대거 풀린 것으로, SK텔레콤의 AI 생태계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AI는 데이터 확보와 가공이 서비스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에 생태계 확대가 필수적이다.
이는 또 판매량에 집계돼 '10만대 판매 돌파'라는 유의미한 마케팅 타이틀에 기여했다. SK텔레콤의 이동전화·인터넷·IPTV 등 주요 서비스 고객 확보에도 적극 활용된 모습이다.
이에 SK텔레콤 관계자는 "본사 차원의 사은품 지급은 없다"며 "일부 사은품으로 지급된다면 해당 판매처에서 직접 구매해서 사은품으로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SK텔레콤이 '누구'를 공식 출시한 데에 이어 KT가 AI 디바이스 '기가지니'를 자사 강점인 IPTV와 결합한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확보 중이다. 삼성전자는 전파력 좋은 전략 스마트폰에 AI '빅스비'를 탑재해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LG유플러스·네이버·카카오가 연내 AI 디바이스 출시를 앞두고 있어 이들 사업자의 AI 생태계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