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끝물' 정치테마주, 관련주 시총 2조6000억 증발

안랩, 한 달 사이 주가 60% 하락…테마주 관심 '시들'

추민선 기자 기자  2017.05.04 11:46:3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19대 대선이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기승을 부렸던 대선후보 관련 정치테마주들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식고 있다. 테마주들이 끝물 장세를 보이면서 관련 종목들의 시가총액도 최근 한 달 사이 2조6000억원 증발했다. 

지난 2일 증시에서 대선 테마주들은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지지율 하락과 함께 대표 테마주인 안랩(053800)의 시가총액은 40위권으로 밀려났다. 안랩의 시가 총액은 코스닥시장에서 상위 10위권까지 오르기도 했다. 

또한 안랩의 주가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치솟으면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지난 3월 말 14만9000원까지 올랐다. 시가총액도 1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4월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고 지지율 하락과 함께 주가는 60%가량 하락했다. 

안랩과 함께 안 후보의 테마주로 거론되는 써니전자(004770)와 태원물산(001420)도 같은기간 각각 58%, 50%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현재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의 테마주도 급락했다. 3월 말 종가와 지난 2일 종가를 비교했을 때 하락률이 높은 상장사 상위권에 우리들휴브레인(118000)(-58%), DSR제강(069730)(-53%), DSR(155660)(-52%), 고려산업(002140)(-52%), 우리들제약(004720)(-50%) 등이 일제히 이름을 올렸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정치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예년만 못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정치 테마주 주가 흐름에 대한 학습효과에 감독 당국의 강도 높은 조치 등이 더해지면서 정치 테마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사라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은 지난해 말부터 정치테마주 단속에 나섰다. 관계기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이상 급등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올해 들어 총 150개 종목을 정치 테마주로 분류해 집중적으로 감시했고 지난달 정치테마주를 활용해 주가를 조작, 시세차익을 얻은 투자자를 적발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단기 급등을 경험한 정치테마주 중 당선자 관련 종목들은 대선 다음 날 주가가 상대적으로 상승한 반면, 차점자 관련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하락하면서 수익률 차별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5일이 경과하면서 승자와 패자에 관계없이 대부분의 정치테마주는 음의 누적비정상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초과상승분이 소멸되는 패턴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테마주들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관련 종목들의 시가총액도 2조66000억원 사라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당 대선후보의 관련주 86개 종목의 시총은 최근 한 달간 11조9940억원에서 9조3899조원으로 21.7%(2조6041억원) 감소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직 테마주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있다면 빠른 매도가 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선거일 이후 관련 정치인의 승리 여부와 관련없이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남 선임연구원은 "19대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도 상위 2명의 유력 후보 관련 정치테마주는 39개 종목에 이르고 있으며 단기간에 정상수익률을 20% 이상 초과한 종목도 22개 종목이나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이전에 정치테마주로 일컬어지는 종목들의 가격 급등이 일시적이었던 점에 비춰 현재의 정치테마주 역시 가격 급락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음을 인식하고 투자 의사결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