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포통장 보이스피싱이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쉬운 '계좌 개설'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케이뱅크가 관련 범죄 증가에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금융사고 대책 마련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감독원(금감원)에 접수된 대포통장 신고 건수는 1027건으로 전년대비 143% 증가했다.
금감원이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지난 2015년 신규계좌 개설 시 금융거래 목적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토록 하는 '금융거래 목적확인서 제출 제도'를 실시했음에도 관련 금융사기 범죄 시도 사례가 꾸준히 발생한 셈이다.
그러나 관련 규제를 시작한 이후 실제 금융사기에 이용된 대포통장은 감소세다. 실제 금감원 조사를 보면 금융사기에 악용된 대포통장 건수는 △2012년(3만3777건) △2013년(3만8930건) △2014년(7만3534건) △2015년(5만7209건) △2016년(4만6351건)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통계는 계좌개설 및 통장 발급절차가 대폭 까다로워지면서 대포통장 발급도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와중에 쉬운 계좌 개설과 간단한 이용법 덕에 출범한 지 한 달도 안 돼 가입자 25만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끄는 인터넷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쉬운 계좌 개설 탓에 대포통장 보이스피싱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케이뱅크는 보안카드와 일회용 패스워드(OTP) 없이 모바일 앱을 통해 간단한 인증 절차를 거치면 10분 내외로 신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통상 은행 계좌를 보유한 개인고객이 기존 혹은 타행에서 신규 계좌를 개설하려면 '금융거래 목적확인서' 제도에 따라 명확한 사유가 있어야 하지만, 케이뱅크에서는 인증 절차만으로 쉽게 개설이 가능하다.
여기에 최근 '비대면 서비스'라는 점을 악용해 케이뱅크가 사기 범죄에 이용된 사례가 발생하면서 대포통장 등 관련 범죄에 악용될 것이란 우려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실제, 케이뱅크가 출범한 지 일주일 만에 케이뱅크 신규 계좌를 이용한 거래사기를 시도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는 이미 수차례 유사한 사기 전적이 있는 전과범으로, 수년 전부터 같은 수법으로 거래 사기를 저질렀지만 계좌번호가 알려지자 한동안 잠적했다. 그러나 케이뱅크라는 편리하고도 새로운 은행이 나타나자 새 계좌를 틀고 다시 사기극을 벌인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대포통장 규제 정책으로 관련 범죄는 줄고 있지만, 범행 시도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금융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계좌개설이 용이한 케이뱅크가 대포통장의 생성 창구가 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