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현 기자 기자 2017.04.27 19:23:51
[프라임경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주류 언론에 자주 당하면서도 과거 자신이 외국에서 싸울 때 종종 도움을 준 일부 보도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못했다. 그 후임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아예 그런 언론에 대한 '마음의 빚'이 없었다. 그래서 둘의 대언론 정책, 언론 개혁 시도는 편향적일 수밖에 없었고 결국 완성 내지는 의미있는 관계 진전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아예 이명박정부나 박근혜정부는 언론의 위에 선 듯 고압적 태도를 종종 보였다. 다음 정권에서는 이런 관계 설정이 새로 이뤄질 수 있을까?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인터넷신문협회 주최 릴레이 인터뷰의 첫 주자로 응해 27일 참석한 가운데 언론 문제에 대한 신선한 구상을 내놨다.
그는 경호 등 시스템 문제와 언론의 분위기 문제를 모두 개혁적으로 갖고 갈 뜻임을 분명히 했다. 시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장애가 되거나 왜곡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관계를 고쳐 나갈 뜻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우선 대통령에 당선된 후라도 광화문 광장, 남대문 시장 등 갑남을녀들이 모이는 장소에 불시에 때때로 나타나 여론을 직접 수렴할 뜻임을 드러냈다.
문 후보는 "광화문 대통령, 이게 경호 문제상 가능할까 생각하고 걱정하는 시민들도 있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경호는 선진국들의 경우 경호실이 아닌 일반 경찰청 산하에서 한다"면서 과거의 폐쇄적인 경호 체계를 전면적으로 수술할 의지를 내비쳤다.
아울러 언론이 민의를 수렴, 반영해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매체 등 다양한 언론 형태가 부각되고 있고 이들의 일이 늘어날 것임에 주목했다.
◆인터넷 매체, 법적 규율 새롭게? 혹시 틀어쥐려는 것?
문 후보는 "인터넷 뉴스 매체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신문법에 주로 규율되는 환경이다. 변화되는 미디어 환경에 대한 제도적 대응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말로) 언론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그에 따라 많은 인터넷 신문들이 만들어졌는데 (여전히) 신문법(중심)의 규제를 받다 보니 종이 신문의 하인이 된 매체처럼 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터넷 신문들에 대해서 하나의 독자적인 새로운 유형의 산업으로 다루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런 식으로 법체계를 갖추고 하겠다"고 말해, 현재의 시스템을 뜯어 인터넷 매체 등을 다룰 별도의 특별법을 만들 생각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그는 자칫 '허문도식 언론 대응' '5공화국식 언론 공보체제'의 부활로 이 문제가 번질 가능성을 전면 차단하는 발언을 내놨다.
실제로 우리는 공보처 등 정부 기관을 두고 언론을 정부가 전면적으로 옥죄고 일일이 통제하는 시대를 겪은 바 있다. 문 후보의 구상은 기자실 폐쇄 등 적대적 대응, 감정적 대응으로 치달았던 참여정부의 실책과도 거리를 둘 것이지만, 또한 5공화국 스타일의 공보처 부활 유혹에도 거리를 둘 것임을 시사했다.
바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만 신경쓸 것'이라는 스스로와의 약속이다.
문 후보는 "인터넷신문하고 이런 식으로 (토론)하니까 재미있기도 하지만 새로워서 긴장도 많이 된다. (그러나 우선적으로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울어진 운동장만 일부 보수, 허문도는 어디까지나 '반면교사'
그는 "인터넷 신문들이 어떻게 인식하는지 모르겠지만 (유력) 언론3사가 야당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언론 환경은 기울여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런 제도권에서 기울여진 운동장 속에서 우리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매체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제도권 언론의 불공정함 속에서 도와준 언론의 공정성을 회복해준 인터넷 신문 업체들에게 감사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국민의정부에서 '주요 언론사 세무조사' 등 지나치게 강하게 칼을 댔다 실패한 경우를 거울 삼아, 이들의 문제를 견제할 '기울어진 운동장 해결' 정도만 시도할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따라서 문 후보 측 언론 대처는 '허문도'라는 걸출한 인물이 그랬듯 신문 등 각종 미디어를 틀어쥐는 5공 스타일은 당연히 아니며, 이명박정부나 박근혜정부의 고압적 태도와도 결을 달리 할 것으로 전망된다. 언론을 일종의 부가가치 산업으로만 보는 태도도 지양할 것으로 보인다.
평소 거리를 두되, 문제에 강하게 정면 대응하는 국민의정부 내지는 참여정부의 태도와도 결을 달리할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일설에 나도는 '언론과 미디어산업의 융합, 현재의 미래창조과학부를 능가할 거대한 미래지식산업부서에 언론을 종속시킬 수 있다'거나 '포털과 언론을 함께 묶어 강하게 규제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마타도어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진영은 이런 구태와 철저히 거리를 둘 것으로 짐작된다. 추측만 분분한 상황이지만 이런 기본적 엿보기로만 보면, 문 후보가 당선될 경우 언론과 포털 등을 손아귀에 쥘 것이라는 전망은 망상에 불과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