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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황금수갑 '스톡옵션'의 진정한 의미는?

추민선 기자 기자  2017.04.25 11:5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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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회사인 시스코시스템즈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도입해 사원들이 회사에 자긍심을 갖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존 챔버스 회장은 전체 스톡옵션의 40%를 직원에게 나눠줬으며, 그 결과 시스코 직원의 10%인 2300여 명이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직원을 백만장자로 만들어주는 회사다 보니 이직률도 3% 내로 미국 내 기업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스코시스템즈는 나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기도 하는 등 최고 기업으로 성장해 스톡옵션 도입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프라임경제]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 수량의 자기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인 스톡옵션. 스톡옵션은 많은 백만장자 꿈에 빠진 사람을 직장에 붙잡아 놓는 동시에 엄청난 부를 선사했다는 뜻에서 황금수갑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스톡옵션은 벤처비즈니스 등 새로 창업한 기업에서 자금 부족에도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 제도는 자사의 주식을 일정한도 내에서 액면가 또는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해당 상대에게 부여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임의대로 처분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하는 것인데요. 

해당 기업의 경영상태가 양호해져 주가가 상승하면 자사 주식을 소유한 임직원은 자신의 주식을 매각함으로써 상당한 차익금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사업 전망이 밝은 기업일수록 스톡옵션의 매력은 높아지기 마련이죠. 

일례로 스타벅스는 빈스톡(Beans Stock) 제도를 통해 이직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파트타이머들에게도 자사 주식을 부여해 애사심을 향상시켜, 근로 만족도를 높였기 때문이죠. 

이에 스타벅스는 내부 임직원들의 근로 만족도 향상을 위해 지난 2016년 10월부터 최소 만 2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 기존 대비 2배 이상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경제전문지들은 스타벅스의 파격 행보를 근거로 미국 내 고용 시장이 '완전 고용' 단계에 근접해 임금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고 평가했죠. 

국내에서도 스톡옵션 제도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네이버 자회사 '라인(LINE)'을 꼽을 수 있는데요. 

라인은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임직원들에게 약 2560만주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부여했습니다. 

지난해 7월 라인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와 미국 뉴욕거래소에 동시 상장되면서 임직원들이 소유한 스톡옵션의 가치는 현재 1조억엔(약 10조2660억원)에 달하고 있죠.

반면 스톡옵션도 때문에 대박의 꿈이 휴지조각이 될 처지에 놓인 곳도 있는데요. 바로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이야기입니다. 

SM은 2013년 임직원뿐 아니라 직원 106명에게 4만5109원의 스톡옵션을 지급했는데요. 이들은 무려 29만1000주의 스톡옵션을 받았지만 행사가격을 넘지 못하고 지난달 21일 행사기간 종료와 함께 대박의 꿈도 사라졌습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엠이 지난 2014년 3월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총괄 사장, 한세민 대표, 남소영 대표, 가수 보아, 가수 안칠현(강타) 등 6명에게 지급한 스톡옵션 5만200주의 행사기간이 지난달 21일 시작됐습니다. 행사기간은 1년인데 현재로서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가 없는 상태죠. 현재 SM의 주가가 행사 가격을 밑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SM이 지난 2014년 지급한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4만8334원. 현재 SM의 주가는 2만5400원에 그치고 있는데요. 장내에서 2만5000원에 살 수 있는 주식을, 굳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당 4만8000원에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상황도 다르지 않은데요. YG도 2014년 3월 황보경 경영지원본부장, 최성준 사업기획본부장 등 주요 경영진과 지누션 멤버 션 등에게 총 41만2100주의 스톡옵션을 나눠줬습니다. 이 스톡옵션의 행사기간도 지난달 13일 시작됐지만 행사가격(4만6582원)이 현 주가(3만1100원)를 크게 웃돌고 있죠. 

대형엔터테인먼트사들의 주가가 저조한 이유에는 스톡옵션이 주가 고점기에 지급됐고, 지난해부터 사드 관련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주가가 반토막 났기 때문이란 분석인데요. 

스톡옵션 제도를 통해 유능한 인재의 이탈을 막고 직원들에게 애사심을 부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주가의 방향에 따라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단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에 기업에서는 단기 실적에 집중하는 스톡옵션보다는 경영방침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뒤따릅니다.

고(故) 스티브잡스는 애플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자신의 스톡옵션이 애플 주가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직원들에게 나눠줬는데, 그 가치가 무려 약 15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잡스의 사례처럼 스톡옵션으로 일부 직원들에게만 이익을 가져다주기 보단, 회사와 직원 전체를 생각하는 포괄적인 경영방침이 유능한 인재와 직원 사기진작에 더욱 효과적인 극약 처방이란 점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