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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식탄식 숨막히는 대출시장③] 고성장에 제동?…P2P 대출도 '조이기'

이윤형 기자 기자  2017.04.24 16: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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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넘어서면서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총량규제를 위해 전 금융권에 '대출규제' 허리띠를 채우고 있다. 그러나 '출구 전략 없는 정책'이라는 평가와 함께 부작용 우려도 커지는 상황에 직면했다. 당국의 대출규제 정책에 따른 업권별 현황과 이에 따른 시장 영향을 짚어본다.  


[프라임경제] 정부가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까지 대출 규제를 적용하면서 국내 가계부채 총량관리를 단행 중인 가운데 당초 제도권 금융에 소외된 소비자들을 위해 마련된 P2P(Peer to Peer) 금융에도 규제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P2P 금융 업계가 정부 규제로 시장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동시에 시장 위축에 따른 일반 금융소비자들의 자금 운용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4일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P2P금융시장은 지난 2015년 출현 이후 올해 상반기(4월)까지 누적 대출액은 1조412억을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업계에서는 올 연말 기준 1조5000억원은 문제없이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2P시장 규모의 초고속 성장은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P2P금융'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P2P금융업체들의 평균 신용 P2P 수익률은 13.63%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규모도 올해 1분기 총 3340억원을 취급해 전년동기 총 496억원 대비 573%나 성장했다.

또한 P2P금융시장은 △부동산 △문화콘텐츠 △원자재 등 다양한 상품을 골라 투자할 수 있는 만큼 넓은 영역을 갖고 있는 것도 고성장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이 같은 P2P금융시장의 급격한 성장세가 정부 규제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P2P 대출 가이드라인'을 제정, 다음 달 29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P2P 대출 가이드라인은 우선 개인투자자가 P2P업체 한 곳당 투자할 수 있는 한도를 1000만원으로 제한한다. 다만, 연간 이자 배당소득이 2000만원이 넘거나 사업·근로소득이 1억원을 넘는 투자자는 4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P2P업체는 받은 투자금을 △은행 △상호저축은행 △신탁업자 등 공신력있는 기관에 예치 또는 신탁해야 한다. 자기자본으로 대출해준 뒤 투자자를 모집하는 영업 방식이 막히는 셈이다. 

이처럼 가이드라인은 기본적으로 은행권과 제2금융권에 적용된 대출 규제 성격과 다르게 투자자 자금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제는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P2P금융 취지와 맞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선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른 투자제한은 연간 2000만원 이상의 이자소득을 얻으려면 통장에 20억원 이상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삼는 사모펀드 투자요건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또 업체당 1000만원까지 만 투자할 수 있도록 묶어둔 것은 가이드라인의 취지인 투자자 보호와 어긋난다는 평가다. 1000만원을 운용했을 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한정적이고, 추가 투자를 희망해도 여러 업체에 분산 투자해야 하는 만큼 금융사고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는 "투자한도 제한은 사실상 분산투자를 강제화하는 조치"라며 "기존에 안전한 업체에 전액 투자했을 돈을 여러 업체에 나눠 투자한다면 불량 업체에서 금융사고가 날 수 있고, 이는 가이드라인의 취지인 투자자 보호와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모이기 전에 업체 자금으로 먼저 대출을 내주는 선대출을 금지하는 것도 대출자와 투자자의 권익 모두 저해할 수 있다는 것. 대출인은 대출시간 지연으로 고금리 대출로 발길을 돌릴 수 있고 투자자의 경우 투자 모집이 취소되면 자금 보호를 받기 힘들어 지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시장을 겨냥해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이 호실적을 기록하는 등 중금리 대출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선대출 영업 방식 금지 등 P2P 대출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P2P업계는 시장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가이드라인은 투자자금 보호가 목적이지만 이에 따른 업계와 금융 소비자들에 피해도 예상되는 만큼 시장상황과 금융 소외계층의 입장을 고려한 방안이 다시 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