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저수조에 물을 받지 않고 바로 뽑아서 쓰는 직수타입 정수기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직수타입 정수기는 저수조가 없기 때문에 제품을 작게 만들 수 있어서 공간 활용에도 용이합니다.
직수타입 정수기는 지난 2012년 코웨이가 '한뼘 정수기'를 선보이며 정수기시장에 처음 등장했는데요. 정수기업계 후발주자들도 시장 진입과 고객 유입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저수조타입보다 상대적으로 저가인 보급형 직수타입 정수기를 주로 출시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정수기의 근원적인 목적은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에 있는데요. 정수기를 고를 때에는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필터 방식부터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선 우리나라에는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가정용 정수기로 △역삼투압 △중공사막 △나노 방식 세 가지 타입을 들 수 있는데요. 각각 역삼투압필터, 중공사막필터, 나노필터를 사용합니다. 보통 저수조타입은 역삼투압필터를, 직수타입은 중공사막·나노필터를 활용하죠.
역삼투압 방식은 삼투 현상을 반대로 적용, 농도가 짙은 용액에 삼투압보다 큰 압력을 가해 물이 농도가 옅은 쪽으로 이동하도록 하는 원리인데요. 즉, 불순물이 많은 쪽에서 불순물이 적은 쪽으로 물이 빠져나가 깨끗한 물만 남게 됩니다.
일반적인 역삼투압 방식은 막의 크기는 0.0001㎛로 중공사막 방식의 막 크기보다 최대 1000배 이상 촘촘하고 세밀해 유기오염물질·대장균·중금속을 포함한 이온성 물질 등의 성분 제거에 탁월한데요.
장점으로는 오염물질에 대한 제거성능이 우수하고 물맛이 상대적으로 깔끔하며 막의 수명이 길다는 것입니다. 다만 미세정밀 여과에 따라 시간당 정수용량이 작어 직수식으로 사용하기 어렵고 세 가지 필터 중 가장 고가인데요.
중공사막 방식은 혈액투석을 위한 신장투석기에 사용하는 중공사를 응용한 것입니다. 일반적인 중공사막 방식의 막 크기는 0.001~0.1㎛로 유기오염물질, 대장균을 제거할 수 있는데요.
장점으로는 직수식으로 사용 시 저수조가 필요하지 않아 제품을 작게 만들 수 있고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온성 물질, 중금속 제거는 어렵고 물속 이온성분에 대한 제거성능이 작아 사람에 따라 텁텁한 물맛이 느껴질 수 있는데요.
뿐만 아니라 경도가 높거나 물속 이온성분이 높은 원수에 설치할 경우 정수 스케일이나 이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나노방식은 전기적 인력에 의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장단점은 중공사막 방식과 유사한데요. 이 또한 유기오염물질, 대장균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정수기는 필터에 따라 오염물질 제거성능, 장단점이 다르므로 사용자의 성향과 사용 환경에 맞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만약 물속 병원성세균이나 수인성 질병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역삼투압 방식이나 중공사막, 나노방식 모두 적합합니다.
정수 방식 이외의 선택 기준은 제품의 부가기능을 꼽을 수 있는데요. 정수 방식을 우선 선택한 후에는 냉수, 온수, 얼음, 사물인터넷 등 고객이 사용상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능을 추가로 선택하면 됩니다.
다음으로는 정수기의 품질인데요. 제조사가 광고하는 품질이 얼마나 근거있는 것인지를 꼼꼼히 확인해봐야겠죠. 가장 쉽게는 공신력있는 기관의 인증 마크를 보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수기를 제조·판매하는 업자는 성능인증을 받고 'KC 마크'를 부착해야만 판매할 수 있는데요.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정수기는 모두 법률적으로 정해진 수준의 품질이 보장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 더욱 까다로운 품질 확인을 원한다면 해외 인증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북미지역에서 통용되는 'Gold Seal 마크' 'NSF 마크'는 200여 가지 화학물질을 대상으로 용출, 고압조건에서 구조 및 다양한 성능검사를 포함하는 품질검사 기준인 NSF/ANSI standard에 기반, 평가 후 마크를 부여하는데요.
일반적으로 방식별 정수성능항목의 검증완료 개수는 역삼투압 방식이 가장 많고 다음이 나노방식이며 중공사막 방식이 가장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최근 미네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중공사막이나 나노방식의 경우 미네랄은 유지되고 중금속은 걸러지는 것이라고 혼동하기 쉽습니다만, 미네랄만 걸러지지 않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이온류(중금속 포함)가 걸러지지 않는다고하니 참고하셔야겠습니다.
또한 미네랄은 물로 섭취기준을 충족시키기는 힘든 반면 음식물로는 충분한 섭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정수기 선택의 최우선 고려사항이 돼서는 안됩니다.
실제 지난 2010년 발표된 논문(J. Korean Diet Assoc. 16(2), 116, 2010)에 의하면 시판 생수로부터 공급되는 미네랄은 한국인 미네랄 섭취기준의 0.4~1%에 불과하다고 결론지은 바 있는데요.
마지막으로 위생을 생각한다면 제품에 위생 강화 기능이 있는지, 관리 업체의 위생 관리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보셔야겠습니다.
정수기는 환경과 수질오염이 심각해지는 오늘날 우리 삶에 도움을 주는 가전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여러 면을 살펴보고 제품을 고를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