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의 이른바 '돼지발정제' 논란이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논란 직후 홍 후보 측은 발 빠르게 해명했지만 공교롭게도 당시 하숙집 동기인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을 '저격'한 것과 다름없는 탓이다.
문제가 된 자서전 내용은 이렇다.
"대학교 1학년 시절 하숙집 룸메이트는 지방 명문 고등학교를 나온 S상대 1학년생이었는데, 이 친구는 그 지방 명문여고를 나온 같은 대학 가정과에 다니는 여학생을 지독하게 짝사랑하고 있었다. (중략) 곧 가정과와 인천 월미도에 야유회를 갔는데 이번에 꼭 그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하숙집 동료들에게 흥분제를 구해달라는 것이다.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흥분제를 구해 주기로 하였다"
이와 관련해 홍 후보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45년 전 하숙할 당시 S대 상대생들이 했던 얘기를 기재하다보니 내가 관여된 것처럼 쓰인 것"이라며 "들은 얘기일 뿐 관여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본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책이지만 들은 이야기를 제 이야기처럼 각색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당시 일화가 명백한 범죄모의였던 만큼 당사자가 누구냐고 묻자 그가 우회적으로 던진 뒤 논란은 더 커질 기세다.
홍 후보는 "그 S대 상대생들이 현재 '대한민국 경제를 움직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그가 △대학 1학년 시절 △하숙생활을 함께 한 △지방 명문고 출신 △S대(서울대) 상대 출신의 △유력인사 등의 힌트를 얻은 일명 '네티즌수사대'가 두 사람을 당시 사건 관계자로 지목한 탓이다.
과거 홍 후보는 다수 인터뷰에서 가난한 대학생 시절 하숙집에 머물렀던 동기들을 자주 언급했고 두 사람이 단골로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과 두 번의 장관직을 수행한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그리고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이다.
박재완 전 장관은 부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지냈고 2대 고용노동부장관을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현재는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에 재직 중이다.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사장 역시 부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와 1978년 삼성물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그룹 요직을 거쳐 2010년부터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을 거쳐 사령탑으로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홍 후보는 2011년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들을 떠올렸다. 특히 장충기 전 사장에 대해 "충기는 부산의 명문 부산고에서 고2 때까지 반에서 48등을 하다 고3 때 '서울대 상대에 가야겠다'고 선언하더니 몇 개월 만에 성적을 최상위권으로 올렸고, 정말로 서울대 상대에 갔다. 당시 충기는 정말 머리가 비상했다"라고 회고한 바 있다.
홍 후보의 해명이 오랜 친우들에게 '민폐'가 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미 홍 후보가 두 번 개명하는 과정에서 하숙집 관련 사실관계가 '네티즌수사대'를 중심으로 드러나며 세 인물의 연관성을 따지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
그나마 현직에서 물러난 박재완 전 장관은 다소 홀가분한 상황인 반면 장충기 전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주요 증인으로 최근까지 법정에 출두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돼 곤욕을 겪었다.
검찰과 이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그를 청와대-보건복지부-국민연금-삼성그룹 사이에서 연결고리로 활동했으며 삼성물산(028260)과 제일모직 합병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장충기 전 사장이 계열사 임원을 동원해 금융 등 경제 관련 인사를 대상으로 인맥을 형성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게 특검 측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박영수 특검은 지난 21일 진행된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 관련 공판에서 감사원 감찰관 출신인 박모 전 삼성증권(016360) 고문이 장충기 전 사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감독관 고위 인사가 끝나서 다음주부터 신임 금융감독원장, 수석 부원장, 증권담당 부원장, 금융위원장, 부위원장 등과 순차적으로 식사약속 잡혀있다"라는 내용을 보냈다.
박 전 고문은 또 "미안하지만 새로 나온 갤럭시 S6 8대를 지원해주시면 유용히 사용하겠다"라고도 해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 시리즈를 '로비'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정황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관련자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엉킨 실타래는 홍준표 후보의 몫이다. 후보 본인의 즉각적인 면피도 중요하지만 그에 따른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간과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