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휴~ 붉은 액정으로 센터 방문하시는 고객들이 이번 주 월요일부터 몰려오고 있습니다. 모두 교품증을 끊어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저희도 난감합니다."
이는 수도권에 위치한 한 삼성서비스센터 직원의 푸념이다. 기자는 20일과 21일 양일에 걸쳐 갤럭시S8 붉은기 실태 파악을 위해 일부 센터를 방문했다.
대부분의 센터에서는 '통화 창에서 *#15987#을 누른 후 붉은(Reddish) 값을 조정하면 된다'고 응대하고 있었다. 붉은색 농도를 낮춰주면 사용하는 데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독 반발이 거센 고객들에겐 다음 주 중 관련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가 이뤄질 것이라며, 조금만 참고 기다려달란 말로 고객들을 달래는 모습도 포착됐다.
기자는 붉은기가 발생하는 기기 비율이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서비스센터 직원은 '일평균 몇 분 정도가 붉은 액정 문제로 방문하냐'는 질문에 "아휴~ 정말 많다"며 "우리 센터만 해도 적게 잡아 하루 평균 수십명 정도"라고 답했다.
구체적인 숫자를 묻자 자신도 잘 모른다며 "많을 땐 혼자서도 여섯 분 정도 응대한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이 센터엔 총 30명이 넘는 기사들이 응대하고 있었다.
또 다른 지점의 직원도 붉은 액정으로 찾는 고객이 많다는 점에 동의하면서 "과거 갤럭시노트7 때도 해당 문제로 센터를 방문한 고객들이 몇 있었지만, 이번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부연했다.
삼성 서비스센터는 전국 186 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20일 기준 갤럭시S8 개통량은 40여만대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삼성서비스센터 내 위치한 모바일스토어에도 붉은기를 보이는 기기가 비치돼 있었다는 것이다.

기자는 비치된 6개의 기기에 '*#15987#'를 입력, 붉은(Reddish) 값을 확인해 봤다. 이 중 한 대에서 -6으로 설정된 기기가 발견됐다. 이를 0 혹은 -2로 변경하자 화면 전체에 붉은기가 도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갤럭시S8의 기본 설정치는 -2며, 숫자가 작아질수록 붉은 색이 옅어진다.
이처럼 사태가 심각한데도 서비스센터에선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에서 붉은 액정과 관련해 다음 주 SW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니 교환해주지 말라는 지침을 받았다는 것.
그러나 붉은기 피해자들은 이를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서울시 성북구에 사는 김 모씨는 "어차피 색감을 조정하는 SW 업데이트라고 들었다"며 "나는 화면 전체가 아닌 디스플레이 일부 문젠데 전체적인 색감 조정으로 해결이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이 모씨도 "기사를 보니 고남기라는 분이 검수한 폰은 다 양품이라던데, 애초에 삼성 측에서 품질관리를 잘 못한 거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어 "삼성전자 임원들에게 100만원이 어느 정도 가치가 있을 진 모르지만, 우리 같은 서민에겐 한 달 월급일 수도 있다"며 "품질관리 문제일 경우, 고객이 불편을 느끼고 교환을 원하면 응당 해줘야 되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