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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적자라서?" 테슬라 1호로 주목 소셜커머스 사연

추민선 기자 기자  2017.04.21 16: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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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적자기업도 정말 상장이 가능한가요?" 최근 테슬라 요건 상장제도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테슬라 요건' 상장이란 현재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적자기업)이라도 일정수준 시가총액(500억원 이상)과 성장성을 갖춘 경우 상장이 가능한 제도를 말합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월 유망기업 유성을 취지로 이익 미실현기업 상장요건 신설을 추진했는데요. 기술평가 상장특례 제도를 확대하고 성장성 특례 제도 등도 시행해 적자기업 상장방식을 기존 '기술평가특례' 1개에서 테슬라 여건과 성장성특례(IB추천) 등이 더해지며 방식이 다변화된 것이죠.

'테슬라 요건'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적자 상태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나스닥에 상장해 세계적인 기업이 된 사례를 따른다는 의미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거래소는 "기술성과 성장성을 갖춘 유망·혁신기업들이 자본시장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테슬라 요건 상장 제도를 마련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한국형 테슬라 상장 1호 기업의 주인공이 누가될지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1호 기업에 대한 관심이 너무 지나쳤던 것일까요.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 티몬, 위메프를 비롯해 전자상거래 업체인 배달의민족까지 올해 테슬라 요건 상장을 추진한다는 기사들이 쏟아졌는데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들 기업들은 현재 상장을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슬라 상장 기업으로 가장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곳은 '쿠팡'은 경우 지난 2015년 일본 소프트뱅크가 1조1000억원을 투자하면서 회사 가치를 5조5000억원으로 산정했던 만큼, 상장 후 시가총액은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유통업체들을 추워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죠. 

지난 14일 쿠팡은 지난해 전년대비 8000억원 증가한 1조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손실액은 5600억원으로 2015년 5470억원과 비교했을 때 다소 증가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쿠팡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5000억원을 넘겨, 2년 누적 손실만 1조1000억원을 넘어섰죠. 

티몬 역시 작년 매출이 전년대비 46% 뛴 28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2% 상승한 1585억원으로 집계됐죠. 

'만년 적자'인 이들 기업이 테슬라 상장 기업으로 거론된 이유는 새로운 자금 확보 수단으로 상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진단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투자유치금을 소진하고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창출할 능력이 떨어지는 온라인 유통업체가 또 다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며 "최근 쿠팡과 티몬이 상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티몬은 상장에 관심을 갖고 삼성증권과 상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티몬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자금 확보의 방법으로 상장을 검토한 것은 맞다"면서도 "상장 신청 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쿠팡 역시 "소프트뱅크 이에도 투자를 유치한 것들이 있어, 상장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죠.

스타트업 기업인 '배달의 민족(배민)' 역시 몇 년 전부터 끊임없이 상장설에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배달의 민족은 지난 2014년 11월 골드만삭스로부터 400억원을 유치했고 지난해에는 아시아 최대 투자사인 힐하우스캐피털그룹 등으로부터 570억원을 투자받은 바 있습니다. 

배민 역시 아직까지 상장은 검토해온 바가 없다고 하네요. 이에 대해 배민 관계자는 "스타트업 기업의 성공사례로 배민이 꼽히면서 상장설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장설과 관련해 기업들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지금 당장 검토조차 하지 않더라도, 언젠가 상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함께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죠. 

적자기업도 성장성을 갖추면 상장이 가능한 테슬라 요건. 유망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좋지만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과 안정성 부분도 충분히 검토돼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그 손실과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죠.

소셜커머스 기업의 상장 이슈로 떠들썩했던 4월, 한국형 테슬라 1호 기업이 탄생하지 않은 가운데 벌써부터 잡음을 만들에 내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시선도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