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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코스피시장 이전 상장 검토 "확정된 사항 없다"

이전 상장 시 코스닥 시총 6조↓…우량주 확보 문제도 부담

추민선 기자 기자  2017.04.20 17: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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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코스닥 상장사 중 시가총액이 두 번째로 큰 카카오(035720)가 이전 상장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동할 경우 코스닥시장 시총은 6조원 넘게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카카오는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에 대해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이나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미 카카오는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코스닥 상장폐지 후 유가증권 이전 상장은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카카오가 시장을 옮길 경우 코스닥시장에는 당장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시총 6조원이 넘게 빠지고 우량주 부재에 대한 부담도 늘어난다. 

카카오 시가총액은 6조1486억원(20일 종가 기준)으로 셀트리온(11조1653억원)에 이어 코스닥 상장사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CJ E&M(130960), 메디톡스(086900), 로엔(016170) 등 시가총액 3~5위권보다는 각각 2~3배가량 많다. 카카오가 상장폐지를 할 경우 208조원 가량이던 코스닥 시가총액은 약 3% 줄어든다.

카카오는 지난 2014년 10월 다음과 합병하면서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카카오주식 1주당 다음주식 1.556주가 배정되는 방식으로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 합병하는 모습이었지만 사실상 카카오가 다음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한 셈이다. 

카카오가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이유에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커 변동성이 큰 코스닥 보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자금 유입 수혜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의 주가는 합병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합병 발표 이후 최고 18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지난해 10만원대 이하로 떨어졌으며, 올해 들어서는 8만원대 안팎에 머물러 있다.  

김한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으로 시장을 이전하게 되면 좀 더 안정적으로 주가 흐름을 가져갈 수 있는 데다 기업가치 평가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기업들의 탈(脫) 코스닥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08년 네이버(035420)을 비롯해 LG유플러스(032640), 에이블씨엔씨(078520), 하나투어(039130), 한국토지신탁(034830), 동서(026960)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일례로 지난 2008년 코스닥시장 대장주였던 네이버(옛 NHN)는 코스닥시장에서 코스피시장으로 이전한 후 약 1년 만에 시초가 대비 68.8%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전 상장 당시 코스피시장 예상 시총 순위는 20위권이었으나, 현재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25조6120억원으로 코스피 시장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스닥시장 시총 2위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할 경우 시총은 40위권이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의 지난해 영업수익 1조4642억원, 영업이익 1161억원, 당기순이익 655억원으로 규모 면에서는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손색이 없다. 

한편 20일 카카오의 코스피 시장 이전 검토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급등했다. 카카오 주가는 전날보다 3600원, 4.13% 오른 9만800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