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 보복으로 그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던 화장품주가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한국 방문에 동행한 백안관의 외교정책 고문이 사드 배치를 차기 정부에서 결정하는 게 맞다고 발언하며 리스크 해소 기대감이 시장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한미 당국은 '조속한 사드배치' 입장을 재차 밝혔지만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사드배치 시점 등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화장품주 상승세 지속…아모레G 이달 10.25%↑
실제로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090430)은 4월3일(종가기준) 28만원에서 20일 30만6500원으로 거래를 끝내 이달 들어 9.46%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아모레G(002790)도 같은 기간 12만2000원에서 13만4500원으로 무려 10.25% 주가가 뛰었다.
코스메카코리아(241710)와 화장품 용기 업체인 연우(115960)도 각각 9.88%, 6.84% 오름세다. LG생활건강도 2일 81만9000원에서 20일 85만1000원으로 3.91% 상승했고 한국콜마(161890)와 코스맥스(192820)도 각각 6.66%, 5.76% 올라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은 반영되고 있는 이슈이며 당분간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의 근거는 미약하나 하반기 외교분쟁 해소 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회복과 움츠려 있던 수요의 빠른 회복 기대로 업사이드 포텐셜이 부각될 시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르스와 중국 정부의 일련의 규제, 사드 배치 등으로 국내 기업들은 중국에만 의존하기보다 지역 다변화를 통한 외연확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위기를 통해 기업별 안전망을 확보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2분기 부진의 정점…내수 실적에 주목
하지만 상승세를 타는 주가와 달리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인한 화장품 업체의 실적 악화 정점이 2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KB증권은 면세점 노출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3%, 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우의 영업이익도 1%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면세점, 내수채널, 중국 현지법인 모두 부정적 영향이 가능하다'며 "LG생활건강 역시 면세점과 내수채널(방판 등)에 영향이 예상되고 중국 현지법인 매출의 경우 영향이 있겠으나 실적 기여도가 아모레퍼시픽 대비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만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화장품 업종의 목표주가도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날 대신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은 목표주가를 35만6000원으로 4% 하향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국내 소비심리가 1월을 저점으로 회복 추세에 있어 실적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해외법인은 전년대비 10% 수준 성장으로 다소 실망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KB증권도 최근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11% 내린 31만원으로 조정했으며 투자의견도 'HOLD'로 낮췄다. 회사의 내제적 펀더멘탈의 손상 요인은 없으나 사드발 악재로 3월부터 면세점을 중심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이 밖에도 KB증권은 아모레G의 목표주가도 10% 하향 조정한 13만5000원, LG생활건강 목표주가도 10% 내린 90만원으로 낮췄다. 투자의견도 모두 'HOLD'로 제시했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은 "주목할 것은 실적 개선의 여지를 어디서 찾을 수 있는가"라며 "주요 화장품 업체들의 내수 매출 비중은 50% 이상으로 올해 화장품주의 방향성과 변동폭은 내수 실적이 판가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