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편의점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갑자기 내리는 비에 우산을 살 수 있는 곳, 미처 준비하지 못한 이력서를 구할 수 있는 곳, 한밤 중 끓는 열에 급히 감기약을 사올 수 있는 곳. 이 모든 것들을 편의점에선 너무도 당연하게 할 수 있는 만큼 항상 편의점을 발견하면 기쁜 마음으로 들어가곤 합니다.
하지만 존재만으로도 고마운 이 곳에서 문득 서글픈 감정이 생길 때가 있는데요. 바로 편의점 도시락과 마주했을 때입니다. 편의점에 가면 도시락을 사서 가시는 분이나 편의점에 선 채로 그걸 드시고 있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요.
이에 CU(씨유)가 최근 3년간 연령대별 편의점 도시락 매출 비중을 분석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2014년은 29.0%, 2015년은 27.5%, 2016년은 26.7%로 매출액이 크게 신장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대, 30대의 편의점 도시락 이용률은 각각 195.3%와 187.7%로 증가했다고 하네요.
편의점 도시락 매출의 상당부분을 취업준비생, 고시생, 자취생 등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며 내일을 향해 달리는 청춘들이 차지했습니다. 청년들은 편의점 도시락이나 배달음식 등으로 간단히 빨리 먹을 수 있고 남들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음식들로 혼자 배를 채우는 것입니다.
편의점 도시락 수요 증가에 따라 최근 먹거리 X파일에서는 '편의점 도시락으로 한 달 살기'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총 6명의 참가자 중 5명이 '먹는 게 고통스럽기는 처음이다' '소화가 안돼서 밤에 잠을 못 잔다' 등의 이유로 중도 포기했다고 하는데요.
한 달을 채운 참가자도 체중의 증가와 골격근량 감소, 체지방량 증가 등의 증상을 겪으며 편의점 도시락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몸소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이렇게 힘겨운 혼밥을 하고 있는 2030세대와 거리가 먼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는 'YOLO' 라이프, 'You Only Live Once'를 말합니다.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오늘을 살라'는 의미를 가진 욜로는 유명가수 겸 배우 드레이크가 'Tho Motto'라는 곡으로 "인생은 한 번뿐이야. 이게 인생의 진리지. 욜로 (YOLO, You only live once. that's the motto)" 라고 노래한 데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보내는 데 의미를 두고 여행이나 취미생활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젊은이들을 바로 '욜로족'이라고 부르는데요. 모아둔 돈으로 집을 얻는 대신 세계여행을 떠나거나 취미생활에 한 달 치 월급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이들에 해당되죠.
이런 욜로족들이 누리는 '욜로라이프'의 대표가 혼술, 혼밥, 혼영(혼자 영화보기), 혼행(혼자 여행가기) 등을 즐기는 것입니다. 관태(관계+권태)에 염증을 느끼는 젊은 사람들이나 1인 가구 증가 등과 맞물려 혼자서도 '잘' 사는 방법을 선택한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욜로라이프와 편의점 도시락으로 대표되는 청춘들의 한끼, 둘 다 혼밥이라는 공통점에도 그 의미는 많이 달라 보입니다. 욜로는 매력적인 트렌드지만 스펙을 쌓아도 취업난에 시달리고, 연애·결혼·출산·내집마련·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자·타칭 5포세대의 우리나라 청춘들은 내일에 대한 걱정에 쓸쓸히 혼밥 중입니다.
청년들에게 잠시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내일만 보며 달리게끔 하는 것이 좋은 인재를 만드는 방향이 맞을까요?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것이 후회 없는 미래를 만든다는 것을 아는 것, 진정한 욜로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여행을 가기 위해 오히려 지금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되듯이 말이죠.
청춘들이 여유를 갖고 편의점 도시락보다는 제대로 된 밥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욜로라이프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청춘들 모두가 진정한 욜로족이 되는 그날이 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