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국원양자원(900050)의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허위공시 논란으로 투자자의 신뢰를 잃은 중국원양자원이 지난해 감사의견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
이와 관련해 투자자들의 피해는 물론, 지난 2011년 '고섬 사태'를 떠올리며 중국기업 트라우마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중국원양자원은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외부감사인 신한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밝혔다.
신한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회사의 현금흐름 발생 사실과 완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일부 증빙을 수령하지 못했다"며 "우발부채 및 소송사건의 완전성에 대해 충분하고 적합한 검토절차를 수행하지 못했다"고 감사의견 배경을 설명했다.
또 유동부채의 유동자산 초과 및 자본금 잠식 등의 불확실성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 경영 및 자금조달 계획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돼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되고, 매매거래 정지가 지속된다"며 투자유의를 촉구했다.
지난 2009년 5월 코스피에 상장한 중국원양자원은 지난해 수차례 허위공시로 지탄을 받았다.
대여금과 이자를 못 갚아 소송을 당했고 지분을 압류당했다' '선단이 파업에 들어갔다'는 악재성 공시를 쏟아내다 '500억원의 빚을 탕감받았다' '대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성사됐다'는 등의 호재를 잇달아 공시한 것.
이때마다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투자자들은 저가 유상증자에 앞서 악재를 공시하고 유상증자 이후에는 호재 공시로 주가를 띄워 장화리 중국원양자원 대표의 지분율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상장 후 중국원양자원은 적어도 재무제표 상으로는 성장세를 유지했다. 매출액이 1680억원인데 당기순이익이 800억원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것이다. 즉 매출액의 50%가 이익으로 난 것인데, 당시 동원산업의 순이익률이 약 6%였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이익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0년부터 중국원양자원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0년 11월 1만3400원까지 올랐던 주식은 4년간 하락세를 면하지 못한 것이다.
매출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1026억원, 173억원의 영업손실과 942억원, 8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에도 1561억원의 영업손실과 1801억원의 당기순손실로 3사업연도 연속 적자였다.
이제 중국원양자원은 감사인의 '의견거절'이라는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증시에서 퇴출된다. 이 경우 중국원양자원은 국내에 상장했다가 상장이 취소되는 여덟 번째 중국기업이 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1년 중국 섬유업체 중국고섬이다. 지난 2011년 1월 중국고섬은 국내 증시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회사는 심각한 현금 부족 상태였다. 그런데도 1000억원 이상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가진 것처럼 속였다. 이에 국내 투자자들은 2100억원을 고섬에 투자했다. 결국 1000억원대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난 고섬은 2개월 만에 상장폐지 됐다.
금융투자업계는 올 한 해 20여개의 중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 계획 중인 중국계 기업에 대한 기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염려가 가득하다. 고섬부터 중국원양자원까지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까닭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로즈웰 형성그룹 등 중국기업 5곳이 상장에 성공해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이번 사태로 중국 상장사에 대한 기피현상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며 "이미 상장한 중국기업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