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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청년 창업가' 김준수 원가바 대표 "위스키, 합리적 가격에"

주류 총 300종 보유…커버 차지 시스템 도입

하영인 기자 기자  2017.04.18 17: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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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고가의 주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바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각종 주류를 섭렵하는 마니아부터 입문자까지 한 번 발을 디딘 고객들은 단골이 된다는 곳이다.

17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어느 골목, 3층에 자리한 원가바(原價BAR)를 찾았다. 132㎡(약 40평), 50석 규모의 쾌적한 공간에 심플하면서도 중후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영업 개시를 앞둔 다소 이른 시각, 정장을 빼입은 젊은 사장이 악수로 반갑게 맞아준다. 27세의 나이에 창업을 시작한 김준수 대표(28·남)다.

지난해 11월 말 오픈한 이곳은 위스키를 위시해 맥주 2·3종, 코냑 등 브랜디, 칵테일 등 300여종의 주류를 보유 중이다. 2만원의 입장료만 지급하면 각종 주류를 원가 수준에 마시는 것은 물론 외부 음식 또는 술까지 들여올 수 있다.

원가바는 일본에서 먼저 도입된 시스템으로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개념의 바(BAR)다. 커버 차지(Cover Charge)를 내면 주류를 사입원가에 만나볼 수 있는데, 현재 이 같은 시스템의 바는 국내 2,3곳 정도만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수 원가바 대표는 "서양에 팁 문화가 있듯이 일본에는 커버 차지라는 개념이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고가의 주류나 다양한 종류를 맛보고 싶은 분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형태"라고 언급했다.

◆고숙성 위주 위스키, 합리적인 가격에…젊은 고객층 유입↑

"거창한 이유로 지금의 원가바를 설립하게 된 것은 아니에요. 계기는 사소했죠. 대학생 때 위스키에 관심을 두게 됐거든요. 당연히 여러 가지 술을 마셔보고 싶었지만, 학생 신분으로 돈이 여유롭지 않았어요."

김준수 대표는 당시 대학생 시절을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다. 바에서는 아무리 못해도 한 잔에 1만원을 웃도는 가격에 그는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모임에 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모임에도 단점은 있었다. 입문자 입장일 때는 괜찮았지만, 점점 맛보기 싫은 종류의 술값까지 분담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 번에 여러 잔을 연거푸 마시는 것은 자극적이어서 맛을 알기도 어려웠다. 

자연스레 그의 사고는 이처럼 부담스러운 현실을 타개할 방안으로 이어졌다. 이때 원가바라는 시스템을 알게 된 김 대표는 일본에 가서 직접 체험해보고 지금의 원가바를 구상하기에 이르렀다. 그저 소비자의 입장이었을 때 바라던 이상을 실현했을 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객들 연령대는 30대가 가장 많지만, 의외인 점은 생각보다 20대도 40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50대 이상 연령층 고객은 상대적으로 적다. 매체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원가바의 장점은 고숙성 위스키나 접하기 힘든 값비싼 위스키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원가바에서는 다른 바에서 찾아보기 힘든 21년 이상급 위스키가 다수다. 

김 대표는 "한 잔에 10만원이 넘어가는 고가의 위스키는 판매가 잘 이뤄지지 않는데다 유통기한이 있어서 비치를 안 해놓는 가게가 많다"며 "원가바에서는 고숙성 위주로 저렴하게 들여와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보다 '대중화'가 목표 "소비자 중심"

원가바는 커버 차지가 중요한 만큼 고객이 많이 유입돼야 하는 프로그램으로, 하루 평균 고객이 15~20명 이상은 와야 이윤이 남는 구조다. 현재 원가바의 일평균 고객 수는 10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 대표는 20명 정도의 고객이 유입돼야 직원 한 명 정도를 둘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수익을 목적으로 했다면 이런 바를 운영하지 않았을 겁니다. 원가바 시스템을 적용한 바가 국내 몇 곳 안 된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렇지만 젊은이의 패기랄까요(웃음). 저는 단지 대중에게 쉽게 접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접근성을 높이고 대중화를 이끄는 게 제 가장 큰 바람이죠."

같은 맥락으로 술값, 월세 등 각종 비용에 입장료를 3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지만, 그는 소비자 기준에 맞춰 2만원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수익보다는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먼저"라며 미소 지었다. 

한편 원가바는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5만원을 내면 6개월간 입장료를 1만원에 해준다. 한 달에 한 번만 와도 입장료를 저렴하게 내는 셈이다. 

특히 한 잔만 마신다거나 간단히 먹고 가고 싶은 손님의 경우 입장료가 부담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개선안도 구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