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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 삼성 무풍에어컨 생산라인 "언로딩 100% 자동화는 전 세계 유일"

"전 공정 자동화로 불량률 제로 노린다"

임재덕 기자 기자  2017.04.19 11: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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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으로 작업할 경우 '휴먼에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기계는 그렇지 않습니다. 정밀도가 일정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죠. 에어컨 외관을 만드는 금형 작업 시 부품을 기계에 넣고 빼는 언로딩작업을 100% 자동화한 곳으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합니다."

[프라임경제]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는 '무풍에어컨' 생산라인을 둘러보기 위해 18일 방문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내 '정밀금형개발센터'에서 근무하는 관계자의 자신감 넘치는 발언이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2014년부터 전 공정 자동화를 꾀했다. 그 결과 최근 공정 품질을 크게 개선하는 성과를 인정받아 '스마트 팩토리' 대표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방문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최첨단 로봇을 도입해 혹여나 발생할지 모르는 '휴먼 에러'를 방지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부품 조립 단에선 자신이 작업한 제품의 품질을 스스로 책임지는 '책임인증제'를 도입,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옅보였다.

무인화 100% 달성, '휴먼에러' 방지해 품질 경쟁력 확보

기자는 먼저 무풍에어컨 외관을 만드는 정밀금형개발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2010년 약 2만5000㎡(약 7700평)의 부지에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 금형 연구·생산 시설인데 가공·사출·프레스 관련 다양한 최첨단 금형 장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전 공정을 100% 자동화해 24시간 무인 가동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고품질·단납기 금형을 제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설계 데이터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생산 데이터로 전환하고 가공 생산까지 로봇이 알아서 작업한다"며 "인력은 종종 발생하는 설비 이상 시 대처와 최초 기기 작동 시에만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사의 불량사례를 언급하며 "금형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리콜 사태로도 이어질 수 있어 제품 품질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첨언했다.

삼성 무풍에어컨의 상징인 마이크로 홀과 메탈 몸체 역시 삼성전자의 첨단 금형 설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탄생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금형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원재료를 가공해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데 필요한 '틀'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무풍에어컨에 적용된 13만5000개의 마이크로 홀을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 홀은 직경이 1㎜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프레스 금형 기술로는 역부족이었다는 것.

이에 기술력으로 이 난관을 극복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금형 공차를 머리카락 두께의 20분의 1인 0.005㎜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초정밀 가공 기술과 수백개의 펀치가 파손 없이 미세한 홀을 만들 수 있도록 고속 타공이 가능한 새로운 프레스 기술을 개발했다"고 언급했다.

'장인 제조' 방식내가 본 제품 스스로 '책임'

정밀금형개발센터를 나선 후 무풍에어컨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생산라인을 찾았다. 이곳에선 소수의 작업자들이 총 6개 라인, 14개 셀에 배치돼 '투입·조립·검사·완성·출하'로 이어지는 5단계 과정에서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자재 투입과 사전 부품 조립 공정은 '무인 자동화 시스템', 제품 검사·완성품 조립과 같이 숙련된 작업자의 손길을 요하는 공정은 '모듈 생산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모듈 생산 시스템은 삼성전자가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새로 고안한 작업 형태다. 1명의 장인급 전문가가 해당 공정을 책임지는 '장인 제조' 방식이라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일례로 1번 셀에 A라는 작업자가 투입되면 인적 정보가 데이터에 등록돼 해당 셀에서 나온 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에 책임자는 책임감을 갖고 더 유심히 제품을 살피게 된다는 것이다.

기자는 마지막으로 무풍라인의 핵심인 13만5000개의 홀 검사존을 살폈다. 육안으로 직경 1㎜수준의 마이크로 홀을 십수만개나 완벽히 검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생각에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홀 막힘·이물 침투·갭 불량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데 육안으로는 무리"라며 "고해상도 카메라로 제품의 외관 상태를 촬영한 후 3차원으로 이미지를 판독하는 '3D 스캔 기법'을 도입해 검출률을 대폭 높였다"고 응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