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식 기자 기자 2017.04.18 13:29:37
[프라임경제] 작고 앙증맞은 디자인을 자랑하는 '미니(MINI)'는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다. 이처럼 이름부터 작은 것이 미덕이자 존재 자체였던 미니가 모순을 담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2011년 국내 출시된 MINI 컨트리맨(이하 컨트리맨)은 클래식한 미니만의 독창적 콘셉트와 현대적인 SAV(Sports Activity Vehicle)의 명맥을 잇는 미니 역사상 최초의 4도어 모델이다. 글로벌시장에서 54만대 이상의 판매를 이룬 브랜드 베스트셀링으로, 브랜드 고유 4륜구동 시스템 'ALL4'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주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서울모터쇼에서 국내 최초 공개된 2세대 컨트리맨은 기존 브랜드 가치 지향점 '미니멀리즘(MINIMALISM)'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보다 커진 차체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용성은 물론, 가족단위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델로 진화한 것이다.
브랜드 특유 DNA를 그대로 유지한 채 '작은 차'의 좁은 실내공간을 해소한 2세대 컨트리맨을 직접 시승해봤다.
◆'고유 DNA' 유지한 2세대 컨트리맨 '남성미 물씬'
2세대 컨트리맨 첫인상은 미니 특유 작고 귀여운 스타일보단 다부진 몸집을 가진 남성의 강인한 이미지가 강하다.
차체 크기도 △전장(차량길이) 4299㎜ △전폭 1822㎜△전고 1557㎜로, 이전모델 각각 199㎜, 33㎜, 13㎜씩 늘어나 쾌적한 공간을 확보했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도 국산 준중형 SUV 스포티지 및 투싼과 동일한 2670㎜이며, 뒷자석 레그룸도 이전보다 10㎝ 가량 늘어나면서 충분한 2열 탑승공간을 확보했다.

눈에 확 띌 정도로 도톰한 보닛이 인상적인 전면부에선 독특한 형태의 거대한 헤드라이트가 자리 잡고 있어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브랜드 고유 원형에서 각진 디자인으로 바뀐 헤드라이트는 전면 공기 흡입구와 함께 역동성과 강렬한 인상을 강조하기에 충분했다.
한편, 원형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실내는 한층 여유로워진 공간때문인지 신장 180㎝가 넘는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편하지 않았다. 또 독특한 원형 계기판이 장착된 센터페시아 주변으로 에어컨이나 각종 버튼 등 모든 구성 요소들이 미니(MINI)스럽게 제작된 점이 인상적이다.
물론 미니를 처음 접한 운전자에겐 원형 계기판이나 도어락, 윈도우 스위치 등 차별화된 요소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아울러 편의사양으로 차체 움직임으로 운전자 피로도를 측정해 휴식을 권장하는 '피로도 경고 알람' 기능과 향상된 보이스 콘트롤이 적용됐으며, '루트 마그넷 기능'을 통해 사전에 원하는 경로를 설정할 수 있다.
450ℓ에 달하는 트렁크는 '40대 20대 40' 비율로 접을 수 있는 뒷좌석 시트를 폴딩할 경우 최대 1390ℓ까지 확장된다. 여기에 컴포트 액세스 및 트렁크를 여는 '이지 오프너' 기능을 장착, 트렁크 아래 공간에 발을 넣는 모션만으로 손쉽게 트렁크 문을 여닫을 수 있다.
◆한층 부드러워진 서스펜션과 스티어링힐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 버튼을 누르니 디젤 특유 '키링'하는 엔진음이 울려 퍼진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진동과 소음이 거슬리긴 하지만,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에겐 오히려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미니 트윈파워 터보 기술이 적용된 4기통 디젤 엔진이 탑재된 '뉴 미니 쿠퍼D 컨트리맨 올4'는 이전 고성능 쿠퍼 SD 컨트리맨보다도 강력한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3.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컨트리맨을 시승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부드러운 가속감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급하게 빨라진다는 느낌 없이 순식간에 130㎞/h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날카로운 코너링은 긴밀한 움직임과 함께 운전의 재미를 배가 시킨다.
무엇보다 엔진 힘을 바퀴 4개에 적절히 배분하는 4륜구동 시스템 'ALL4'는 특유 민첩한 핸들링에 접지력과 추진력으로 고속 코너링에서도 차체를 잘 잡아주면서 탑승자에게 안정감을 선사한다.
그동안 호불호가 크게 갈렸던 단단한 서스펜션은 한층 부드러워져 노면 충격을 상당히 감소시켰다. 아울러 묵직했던 스티어링힐도 조금 가벼워지면서 여성운전자의 부담을 한층 덜어줬다.
이와 더불어 전라인업에 탑재된 카메라 기반 전방 추돌 경고 장치 '액티브 가드'는 전방 물체와 충돌 감지시 디스플레이 및 경고음으로 충돌 위험을 알려주며, 10~60㎞/h의 속도에선 브레이크를 개입하는 등 안전성도 강화됐다.
2세대 컨트리맨 시승을 마친 후 확인한 실 연비는 12.4㎞. 복합연비인 13.2㎞/ℓ(도심 11.9·고속15.2)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지만, 연비를 크게 신경 쓰며 운전하지 않아도 부동의 연료 게이지를 자랑한다.
아울러 2세대 컨트리맨의 또 다른 매력은 뛰어난 오프로드 주행성능이다. 일반 세단이 진입할 수 없는 험로에서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자랑했으며, 특히 한쪽 바퀴가 공중에서 헛도는 험로 구간에서도 올4 사륜구동 시스템이 지면에 닿아있는 다른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하며 무난한 탈출을 도와준다.
솔직히 2세대 컨트리맨은 가격경쟁력만 두고 봤을 때 국내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미니'라는 브랜드 역시 프리미엄 '소형' 이미지가 강한 만큼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치는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미니'가 아닌 2세대 컨트리맨은 보다 개성 강한 디자인과 넓어진 실내공간, 그리고 뛰어난 주행 성능까지 확보해 국내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매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과연 2세대 컨트리맨이 국내자동차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2세대 컨트리맨 가격(vat 포함)은 △쿠퍼 D 컨트리맨 4340만원 △쿠퍼 D 컨트리맨 ALL4 4580만원 △쿠퍼 D 컨트리맨 ALL4 하이트림 4990만원 △쿠퍼 SD 컨트리맨 ALL4 554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