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경영효율성 제고와 기업 투명성 확보를 명분으로 인적분할을 결정, 또는 시행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업구조 개편으로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큰 점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크라운해태홀딩스(005740)는 옛 크라운제과(264900)의 식품제조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크라운제과를 신규설립하고 존속법인 상호를 크라운해태홀딩스로 변경,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인적분할 뒤 지주회사로 전환한 크라운해태홀딩스는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13일 크라운해태홀딩스는 전일대비 가격제한선까지 오른 3만89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지난 11일 분할 재상장한 후 3일 연속 상한가다.
14일 오전 9시50분 현재 전일대비 24.55% 급등한 4만8450원에 거래 중이다. 크라운해태홀딩스 우선주 역시 26.29%(8650원) 뛴 4만1550원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신설법인인 크라운제과 주가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분할재상장 첫날 시초가인 2만7150원보다 13.45%% 하락한 가격인 2만3000원에 거래 중이다.
분할 후 주가의 희비가 엇갈린 이유에는 캐시카우 역할을 어느 쪽이 가지고 가느냐가 주가의 등락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시초가 1만77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크라운해태홀딩스는 현재 120% 가까이 주가가 상승한 상태다.
옛 크라운제과의 캐시카우였던 해태제과식품 지분 65.8%를 크라운해태홀딩스가 가지고 온 데다, 낮은 시초가도 상한가 기록을 도왔다는 분석이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라운해태홀딩스는 해태제과를 보유하고 있어 해태제과에 대한 기대감이 주요 변수"라며 "크라운제과는 제과산업에 전념하는 만큼 제과산업의 경쟁이슈나 수익성 회복에 대한 측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크라운해태홀딩스에 이어 매일유업(005990)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실적개선 기대감과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인적분할 소식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1월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자회사 지분 관리 및 투자를 담당하는 지주사(매일유업홀딩스)와 유가공 사업회사(매일유업)로 회사를 쪼개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분할 이후 사업회사인 매일유업의 가치가 재조명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적자를 내는 자회사들이 지주사인 매일유업홀딩스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적분할 이후 코스닥시장에 재상장할 매일유업홀딩스와 매일유업의 합산 시가총액은 719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일유업은 최근 한 달간 9.3%의 상승세를 보였다. 매일유업의 재상장 예정일은 오는 6월5일이다.
오리온(001800)도 인적분할 후 지주사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30% 미만의 낮은 지분율을 보유한 오너가가 지배력을 강화하고 승계 구도를 잡기 위한 최적의 시나리오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오리온은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적분할로 존속법인이자 지주자 '오리온홀딩스'와 신설회사 '오리온'으로 변경 상장해 지주사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박애란 현대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을 통해 국내외 제과사업 효율성과 전문성이 강화될 것"이라며 "다양한 신제품 출시, 제품 카테고리 세분화, 신규 시장 확대 등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 제과시장에서 견조한 점유율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인적분할은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이후 인적분할 기업을 전수 조사한 결과 분할 공시 후 1개월, 3개월, 6개월, 9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나눠진 회사들의 합산 시가총액이 모두 증가했다.
조사 대상 기업 27개 중 26개는 공시 후 9개월 기준으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매입 후 인적분할을 할 경우 자사주의 효과가 뒤늦게 주가에 반영된 셈.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독립적 사외이사 강화 등 지배구조 개선책이 나오면 밸류에이션 상승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서는 기업분할이 해당 기업의 주가에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라며 차후 기업분할을 통해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따져본 후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상장사 내 자사주 비율이 높고 대주주 지분율이 낮으며 주당 순자산비율(P/B)상 저평가 매력이 존재하는 회사에 관심을 둘 것을 주문했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사주 보유량이 많은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으면 실질 순자산은 과소 계상된다"며 "자사주를 10~20%씩 보유한 회사들의 인적분할은 시가총액뿐 아니라 실제 순자산의 증가 효과도 나타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