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4차 산업혁명 바람이 금융투자업계 투자상품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재테크서비스시장의 공급자 역할을 하는 국내외 증권사들이 4차 산업혁명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속속 출시하며 4차 산업혁명이라는 기회의 장에 발 빠르게 편승하고 있는 것.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장미대선 대선주자들 역시 경제정책 중 4차 산업혁명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련 주가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금융투자업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직접 투자보다는 여러 종목의 포트폴리오를 가져갈 수 있는 ETF가 적절하다고 조언한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4차 산업혁명 관련 상품 개발과 출시에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 있는 'TIGER글로벌신기술 ETF'를 준비하고 있다. 이 ETF는 글로벌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와 공동으로 개발한 지수를 적용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모닝스타에서 지수 개발이 완료됐다"며 '한국거래소와 조율 중에 있으며 상반기 출시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G2 이노베이터 펀드'는 지난해 12월1일 설정 이래 9.4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미국과 중국의 신성장·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연구개발(R&D) 투자 집중도를 분석해 투자 대비 효율적인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글로벌테크놀러지펀드 역시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펀드 상위 종목으로는 애플과 구글, 인텔, 삼성전자, 바이두 등이 담긴 세계 테크놀로지 회사들에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다.
4차 산업혁명 물결에 이 회사의 자산은 1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지난 1년 기준 수익률은 30%를 초과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8월 로봇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삼성 픽테로보틱스 펀드'를 선보인 바 있다. 경제·산업·의료 등 광범위하게 영역을 넓힌 글로벌 로봇 관련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스위스 픽테자산운용의 '픽테로보틱스' 펀드를 편입하는 재간접 펀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전기자도차 분야만을 기반으로 하는 ETF를 준비 중이다. 전기자동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 2017' 중 핵심 주제가 될 만큼 4차 산업의 중추 성장분야지만, 해당 섹터만을 추종하는 ETF는 전 세계적으로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4차 산업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올해 안으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의 주도국으로 꼽히는 미국에서도 글로벌 IT기업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펀드들이 고수익을 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AI 관련 기업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인 'ROBO US'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5.7%에 달한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인 'SKYY US'는 최근 1년간 32% 수익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해외에 상장된 4차 산업혁명 관련 종목을 지난 2월부터 한 달간 HTS와 MTS,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공개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해외 종목의 주제는 △자율주행차 △전기차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가상현실 △3D프린팅 △반도체 △생명과학이다. 테슬라(미국), BYD(중국), 컨티넨탈(독일), 소프트뱅크그룹(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종목을 소개했다.
한편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모든 관련 종목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 현상이 커질 수 있다며 투자 시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에 비해 국내 4차 산업혁명 시장은 뒤쳐졌고, 선진국 혁신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는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글로벌 ETF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제언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는 경쟁에서 살아남은 소수가 대부분의 전리품을 얻게 되는 승자독식 구도가 뚜렷해지며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기업들은 도태될 것"이라며 "결국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협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