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영화나 드라마·소설, 그리고 스포츠 등 여러 문화 콘텐츠는 직·간접적으로 현실 사회를 반영한다. 영화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이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예로 들 수 있다. 여기에 콘텐츠 배경이나 제목, 주제가 어떤 상황과 이어지기도 한다. 또 이를 바탕으로 한 현상도 바라볼 수 있다. '콘텐츠렌즈'에선 이처럼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콘텐츠의 직·간접적인 시선을 공유해본다.
지난 1997년에 발간을 시작한 만화 '원피스(ONE PIECE)'는 모험과 우정이라는 '테마'를 내걸어 소년 만화다운 전개를 가지면서도 △뛰어나고 치밀한 스토리 설정 △감동적 에피소드 △액션 및 개그 등을 끼워 넣어 글로벌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권모술수와 같은 어른 세계에서나 볼법한 상황들도 적나라하게 묘사됐다.
이때문일까. 2014년 12월 누적 판매량이 3억8000만부를 돌파하며 기존 역대 판매량 1위 '드래곤볼'을 제친 현존 최고 대작 만화로 꼽힌다. 특히 현재 84권까지 발매된 현재(한국 기준) 67권은 초판발행만 무려 405만부가 팔리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 옛날 세상 전부를 손에 넣은 '전설 해적왕' 골.D. 로저가 남긴 부·명성·권력의 모든 것인 대비보 '원피스'를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해적이 되는 '대해적 시대' 막이 오른다.
'고무고무 열매'를 먹어 고무인간이 된 '주인공' 몽키 D 루피는 해적왕이 되기로 각오하고 바다를 탐험하며 동료를 모은다. 주로 루피 일당이 사건에 휘말린 섬에서 적을 쓰러뜨린 후 다음 섬으로 나아간다.
물론 해적이 적인 경우가 많지만 '세계정부' 해군이나 첩보 기관, 나라 원수 등 불합리한 공권력과 싸우기도 한다. 실제 해군에게 체포된 동료 로빈을 구출하는 '에니에스 로비' 편은 루피 일당 대표 에피소드 중 하나로 꼽힌다.
루피 일당은 '로빈 구출' 과정에서 세계정부 깃발을 불태우면서 로빈 마음을 확인하는 동시에 세계정부에게 공식적으로 선전포고하게 된다. 그냥 깃발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루피 일당을 비롯한 해적뿐만 아니라 원피스 내 세계에서 깃발은 해적선보다 더 중요하게 여길 정도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에니에스 로비' 편보다 이전인 '드럼 왕국' 편에서도 히루루크 깃발이 훼손되는 걸 루피가 몸으로 막을 정도로 긍지나 모든 것이 녹아있는 것이 깃발이다.
현실세계에서도 깃발이나 로고, 엠블럼 등은 단체나 세력 상징, 그 자체를 의미하는 만큼 무척 중요한 역할을 책임진다.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아시아 최초 공개된 기아차 '스팅어'가 이슈몰이에 성공한 것 역시 주행능력 외에 달라진 엠블럼도 크게 작용했다는 평이다.
독자 엠블럼을 장착한 스팅어는 브랜드 분리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기아와 선을 긋는 모습으로 완전히 다른 차량임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세로 배열 엔진과 후륜구동 구조에서 영감을 얻은 스팅어 엠블럼은 단순히 'E 형태'를 띄고 있는 게 아니다. 가장 이상적 전후 무게 밸런스 '5대5'를 형상화했으며, 상하좌우 밸런스를 조정하고 속도감을 표현하는 등 역동적이고 안정감있게 디자인됐다.
아울러 △'소수 위한 특별한 차'라는 의미를 담은 '익스클루시브(Exclusive)' △정교하고 섬세한 상품성과 서비스 '익스퀴짓(Exquisite)' △끊임없는 진화와 발전의 '이볼루셔너리(Evolutionary)' 세 가지 속성이 구체화되면서 '엔지니어드 바이 엑설런스(Engineered by Excellence=탁월함으로 구현된 차)'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스팅어 엠블럼 교체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우선 기아차는 스팅어 출시를 계기로 브랜드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기존 틀을 깨는 새로운 '고급차 라인업'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기존 승용과 RV로 분류됐던 라인업 체계를 △승용 △RV △고급차 세 가지로 개편할 예정이다.
스팅어는 이런 체계의 첫 번째 모델이며, 내년 플래그십 세단 K9 후속모델에 독자 엠블럼이 더해질 계획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국내 여론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좀처럼 부진을 떨치지 못하는 'K시리즈'를 포기한 채, 브랜드 론칭으로 미국에서 선방하고 있는 '제네시스 따라하기'에 불과한 것은 아니냐는 비난이다.
실제 K시리즈는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전년(1만4171대)대비 16.3%가량 줄어든 1만1857대에 그쳤다. 제품 노후화와 더불어 현대차와의 간섭효과로 인해 페이스리프트나 신차급 변화에도, 소비자들 관심을 끌기에 부족한 상황인 만큼 'K시리즈 포기 의혹'을 100% 부정하기에 힘들어 보인다.
그동안 브랜드를 상징했던 엠블럼을 과감히 버린 기아차 스팅어가 과연 단순 무모한 도전에 불과할지, 아니면 이런 비난을 극복한 채 국내외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다음 달 본격 출시를 앞두고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