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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이통사보다 AI 스피커 늦은 이유?

네이버 "대화 데이터 축적 중…안정화 후 출시", 카카오 "서비스 먼저 강화…카톡·O2O 강점 살릴 것"

황이화 기자 기자  2017.04.07 14: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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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텔레콤, KT에 이어 LG유플러스, CJ헬로비전 등 방송통신 사업자를 비롯, 네이버와 카카오까지 연내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출시키로 해 올해 AI 스피커 분야 경쟁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7일 네이버와 카카오에 따르면, 이동통신사 대비 AI 스피커 분야 진출이 한발 늦었지만 각사 특화된 기술과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관측이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 중 라인주식회사와 공동 개발 중인 AI 플랫폼 '클로바'를 최초로 공개했다. 클로바는 기존 AI 엔진 아미카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음성인식 AI 엔진, 비주얼인식 AI엔진, 대화형 엔진 등 다양한 AI 기술들이 총 집결된 통합 AI 플랫폼이다.

특히 인간처럼 오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개발, 향후 네이버와 라인 서비스에 적용된다. 네이버는 연내 AI 스피커 '웨이브'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웨이브에 탑재될 서비스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네이버가 제공하는 뉴스와 각종 정보전달기능을 비롯해 네이버가 서비스 중인 '네이버 뮤직' '네이버 지도'와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밴드·라인 등이 접목될 수 있다. 네이버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도 연동 가능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AI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 중인 사업 분야"라며 "특히 자율주행차는 먼 미래 새로운 교통 시스템을 상상하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스피커는 비교적 단시일 내 선보일 수 있지만, 네이버가 검색 데이터를 많이 가진 반면 대화 데이터는 그렇지 않아 현재 '네이버 아이' 베타 서비스를 통해 관련 데이터를 확보 중"이라며 "안정화된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연구개발(R&D)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지난달 AI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AI 기술 기반 서비스 R&D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 AI 관련 기존 조직들을 'AI부문'으로 통합했다. 카카오는 상반기 내 AI 플랫폼과 전용 앱 개발을 마치고, 연내 AI 스피커 등 스마트 디바이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AI 스피커에는 카카오톡을 위시한 카카오의 생활밀착형 서비스들이 대거 탑재될 예정이다.

카카오는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멜론' 전 국민이 연결된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발판 삼아 다음 포털의 검색 및 뉴스 정보, 택시 호출과 내비게이션을 포함한 모빌리티 서비스, 커머스 및 결제 서비스 등에 대화형 AI 서비스를 결합시켜 이용자 경험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라이언 캐릭터 모양을 한 AI 스피커를 담은 동영상을 게시해 기대감을 높였다.

동영상에서는 한 남성이 라이언 인형에 AI 장치를 삽입, 기존 AI 스피커가 구현하고 있는 노래 틀기를 비롯해 꽃·손금·안면을 인식하는 시각 기능과 순대국 냄새를 구분하는 후각기능, 박수소리를 구분하는 청각 기능을 선보였다. 더불어 "사진 찍어줄래"라고 말하니 찰칵 소리가 난 뒤 카카오톡에서 사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만우절을 기념해 만든 동영상"이라며 "그 중 실제 구현되는 기능도 있고, 재미로 만든 장면도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영상 속 기능과 모습이 실제 카카오가 선보일 AI 스피커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관계자는 "AI 스피커 분야 진출이 늦었지만, 카카오톡·카카오택시·카카오드라이버·카카오헤어샵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많아 단말 출시 보다 기능을 먼저 강화한 셈"이라며 "고객 생활에 유용한 서비스를 누구보다 다양하게 탑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스피커 분야에 진출하는 포털사업자의 움직임에 기존 AI 스피커를 출시한 사업자들은 경계보다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측은 서로 다른 강점을 내세워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국내 AI 생태계는 아직 초기 단계로 더 확장돼야 할 분야"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사업자들이 이 생태계에 진출함으로써 보다 다양하고 가치 있는 서비스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