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인 기자 기자 2017.04.06 17:43:34
[프라임경제]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이 회사의 수익성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자동차강판의 고급화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강판은 재료 강도를 측정하는 단위인 인장강도에 따라 △저강도강(LSS) △고강도강(HSS) △초고강도강(UHSS)으로 구분되고, 세계철강협회는 △마일드스틸(Mild Steel) △컨벤셔널 고강도강(Conventional HSS) △첨단 고강도강(AHSS) 등의 기준을 두고 있다.
자동차강판은 철강업계에 효자상품이다. 매출 규모에 있어서도 포스코의 25%, 현대제철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나 영업이익의 절반 정도로 이익률이 높은 품목이다.
또 다른 수요사인 조선업계가 긴 불황으로 시름하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업계는 고급차강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기가스틸로 기선제압
대표적인 것이 포스코의 '기가스틸'이다. 기가스틸이란 인장강도 780메가파스칼(㎫) 이상의 강판인 UHSS 중에서도 인장강도 1기가파스칼(㎬), 즉 1㎟ 면적 당 100㎏ 이상의 하중을 버틸 수 있는 제품군을 뜻한다.
기가스틸은 철강의 단점을 보완한 대체소재에 비해 경제성과 경량화를 동시에 보완했다는 게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제조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알루미늄 등 대체소재에 비해 경제성은 물론이고 철강의 가장 큰 문제인 경량화 역시 잡았다는 것.
포스코가 현재 양산 및 개발하고 있는 기가스틸은 17여 종에 달한다. 특히 지난 2010년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트윕강'이 대표적이다. 동일 강도의 양산재와 대비해 가공성이 2~9배까지 높고, 충격 흡수가 탁월해 충돌 시 안전성을 대폭 확대할 수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 개막한 서울모터쇼를 통해 처음 선보인 쌍용차의 'G4렉스턴'은 차체 쿼드프레임에 1.5㎬급 기가스틸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르노삼성의 'SM6' 모델에도 1.2㎬ 이상 강재가 일부 사용됐다.
포스코는 지난해 자동차강판 판매량 900만톤을 달성했는데 이는 포스코 전체 철강제품 판매량의 25%, 전 세계 자동차강판 공급량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국내외 네트워크를 연계해 중국·미주 등 전략지역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경쟁력을 강화한 점이 주효했다.
이에 포스코는 향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경량화 바람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일반강보다 5~20%까지 영업이익이 증가할 수 있는 기가스틸 판매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대체소재의 사용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알루미늄보다 우수한 기가스틸을 기반으로 토탈 솔루션 마케팅과 연구개발 투자확대를 통해 중장기적 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제철, 3세대 AMP강으로 반격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에 있어 최적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경량화를 살리면서 동시에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고강도화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핫스탬핑 공법'에 집중하고 있다. 핫스탬핑이란 뜨거운 상태의 철강 소재를 프레스로 찍듯이 성형한 후 냉각시켜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가공 전에 비해 3~5배가량 높은 강도를 가질 수 있다.

현대제철은 핫스탬핑 제품을 사고 시 탑승자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센터필러, 사이드실 등 자동차 부품 위주로 사용하고 있다. 또 지난해 최초로 32㎏급 고강도강판을 적용한 자동차 외판재인 사이드아우터 개발을 완료해 K7 및 그랜저IG 모델에 적용하기도 했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3세대 강판인 '다상복합조직(AMP)강'을 개발하고 있다. 오는 2019년부터 양산차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현재 고강도와 연신율이 높아 고강도차강판으로 사용되는 트윕강보다 공정상 단점을 보완하며 강도와 성형성을 높인 철강재라는 설명.
이를 통해 단순히 현대차·기아차 중심의 고객사에서 벗어나 글로벌 고객사를 개척해 향후 수요처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중국·인도 등 9개 국에 보유하고 있는 17곳의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이용해 글로벌 사업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5월에는 멕시코 SSC를 준공, 향후 현지의 판매법인과 연계해 중남미 지역 판매 네트워크 구축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현대제철의 구상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멕시코 센터 준공으로 글로벌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중남미 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에 성공했다"며 "중국 공급량 확대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경쟁력과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