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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의 자취생존기] 미세먼지 가득한 봄날, 기분 전환 청소하기

김수경 기자 기자  2017.04.05 14: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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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4년 차인 필자는 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만 해도 낭만 가득한 생활을 꿈꿨습니다. 모두가 꿈꾸는 '자유' '예쁜 방 꾸미기' 등의 로망 말이죠. 그러나 그런 꿈은 잠시, 현재는 공과금부터 냉장고 정리까지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 하는 우당탕 한 편의 '생존기'를 찍는 중입니다.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반말투를 사용한 '자취생존기'는 하루하루 생존 중인 자취인들이 겪는 문제를 짚고 소통하고자 마련했습니다. 


[프라임경제] 완연한 봄에 접어들면서, 나른해진 사람들 많지? 물론 나도 마찬가지야. 밥만 먹어도 졸리고 집 가면 또 졸리고. 정말 봄은 나 같은 애한테 쥐약이야. 

최근 봄이 더 별로인 이유가 하나 더 생겼는데 말이야. 바로 '미세먼지'. 원래 되게 튼튼했는데, 최근 들어 눈도 뻑뻑하고 목도 아프고 그래. 다른 건 다 둘째 치고 환기한답시고 창문을 열어놓고 간 방에 쌓인 먼지가 제일 화 나. 

그렇다고 집안 환기에 신경 쓰지 않으면 바깥 미세먼지 농도보다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아질 수 있대. 실제 창문을 계속 닫아 놓을 경우 바깥 미세먼지 농도보다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약 2배 정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자, 여기서 하나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어. 봄철 극도의 게으름과 미세먼지로 가득한 방이 만나면? 바퀴벌레가 나와도 할 말 없는 방이 탄생하지. 이대로 안 될 것 같아서 방 청소를 결심했어. 봄이 됐으니 봄맞이 대청소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어? 물론 얼마 후면 다시 어지럽히겠지만.

봄과 어울리는 노래들을 크게 틀어놓고 우선 환기를 하기로 결정했어.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일 때는 환기를 자제하는 것이 좋지만, 청소하는데 문을 꽁꽁 닫고 할 수 없잖아. 먼저 미세먼지가 쌓이기 쉬운 창틀을 닦았어.

이때 분무기에 물과 식초를 조금 섞어서 창틀에 뿌려줘. 그리고 신문지로 슥~ 닦아내면 깨끗해져. 그런 다음 창문을 닫고 물걸레로 이곳저곳 닦았어. 진공청소기는 이런 날에 사용하면 역효과래. 필터로 제거되지 않은 미세먼지가 배출될 수 있다고 하네. 

참, 물걸레질하기 전에 분무기를 천장을 향해 뿌리는 것이 좋아. 공기 중에 떠도는 미세먼지가 수분과 함께 내려앉아 미세먼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닦아버릴 수 있지.

겨우내 껴입었던 옷들도 정리하기 전에 빨래하려고 했는데, 세탁조 청소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서 잠시 중단.

세탁조에 남아있는 먼지와 세제 찌꺼기가 옷에 묻을 게 분명했거든. 세정제가 없다면 과탄산소다, 구연산 등을 섞어 쓸 수도 있겠지만 자취방에 저런 것들이 있을 리가. 그냥 세정제를 사서 세탁 버튼을 눌렀어. 

결국 바닥에 널브러진 겨울옷들은 근처 코인 세탁방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지. 이왕 간 김에 건조까지 싹 해서 압축팩에 쏙 넣으니 집이 한결 넓어진 기분이었어. 

책상 정리까지 하고 나니 몸은 기진맥진하지만 기분은 한결 상쾌해졌지 뭐야. 그리고 아까 세탁방 가는 길에 나를 위한 선물로 스투키라는 식물을 샀어. 미우주항공국(NASA)이 뽑은 최고의 공기정화 식물이래.

앙증맞아 집에 두기에도 좋고 집안 공기정화에도 최고지 뭐야. 키우기도 쉬워. 2~3달에 한 번만 물을 주면 끝. 너희도 이번 주말에 봄맞이 대청소를 해보는 건 어때? 화창한 봄날, 우울한 기분까지 다 떨쳐낼 수 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