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사상 첫 조기대선이 치러지는 19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주요 정당의 후보가 모두 확정됐다. 이에 따라 각 후보들의 선거 유세전이 본격 시작됐다.

특히 각 후보들은 16대 대통령이었던 故 노무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많은 젊은층의 지지를 받은 만큼 각 후보들 역시 '트위터'를 비롯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그중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선거 유세 방법은 '게임'이다. 게임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으로 후보의 좋은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수월하고 홍보비용도 저렴하기 때문.
이처럼 게임이 좋은 선거 유세 수단으로 등장한 가운데 지난달 29일 스티키핸즈(대표 김민우)가 출시한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게임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게임은 이름 그대로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게 플레이 목적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문재인 캐릭터가 유권자를 찾아다니며 유세를 펼쳐 지지자를 늘리는 방식이다.
게임에서는 유권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닌 빨간색의 가짜보수가 등장해 문재인 캐릭터를 잠시 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혼수상태에 빠트려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게임이 논란이 된 이유는 한 후보만 특정 지은 점과 게임 속에 등장하는 유세 멘트다.
문재인 후보는 유권자에게 △그분을 위한 정치꾼보다 나라를 위한 정치 △평소에도 소통하는 후보자를 지지하세요 △안보무능과 무책임 확실히 뿌리 뽑겠습니다 △세월호 침몰 및 인양 확실히 규명하겠습니다 등의 표현을 하고 있다.
또 가짜보수로 등장하는 유권자들은 △재벌개혁 삼송망하면 나라가 망한다 △합의를 반복하자는 것은 진보 논리 △촛불은 촛불일 뿐 바람 불면 꺼진다 △아이고 우리 영애님이 무슨 죄가 있다고 등의 표현으로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이에 대해 이희영 선거관리위원회 공보과 주무관은 "한 후보만 특정해서 게임으로 만드는 것은 상관없다"며 "다른 후보자를 당선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허위 사실이나 비방만 아니라면 낙선을 위한 유세는 관계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 중 누구나 게임을 통한 선거활동을 해도 무방하다"며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지난 2월8일 개정돼 선거당일에도 인터넷이나 게임을 통한 유세활동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후보 있는데, 문 후보만?
지난 90년대에도 대선 후보들을 패러디한 정치게임은 여러 가지 있었지만 게임에 대한 사회 인식과 정부 규제로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라 조기 대선이 이슈로 떠오르며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게임에 대한 인식도 많이 개선되면서 '정치'를 다루는 게임이 다시 등장한 것.
이런 와중에 문재인 후보만 게임에 등장하는 이유는 현재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이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최근 JTBC가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5자 정당후보 가상대결에서 39%의 지지도를 얻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32% △홍준표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9% △심상정 정의당 대표 4%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4% 순이다.
문 후보의 지지자인 김민우 대표는 "가수는 노래로, 작가는 글로, 감독은 영화로 사회에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듯 게임 개발자는 게임으로 표현해야 한다"며 "게임에 개발자의 철학이나 생각이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여기 보태 "지난 총선 시점에 '픽미 업'이라는 게임을 만들어 선거 독려를 좀 더 재미있게 풀어보고자 했었고, 촛불집회와 탄핵을 거치며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게임을 출시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정치적 성향을 달리 하는 일각에서는 문 후보만 지지하는 것과 관련, 노골적 지지게임이라는 비판을 지속하고 있다.
게임을 설치한 한 유저는 "풍자도 아니고 대놓고 홍보용 게임 같다. 본인 의지를 너무 투영해서 보기 좋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또 다른 유저는 "특정 지지자를 홍보하는 것은 좋지만 가짜보수니 이런 식으로 다른 특정 정당 지지자들을 전부 가짜나 진실성 없는 사람 취급하는 등 사실상 게임을 표방해 다른 정치인을 흠집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대표는 "게임을 크게 홍보하지도 않았지만 공기업도 아니고 정치적 중립을 지킬 의무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게임계가 보다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자기 목소리를 내며 동시에 사회적 공헌도 더 열심히 해야 게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사라질 것"이라고 응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