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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 든 ELS시장, 올해 누적발행액 20조원 육박

글로벌 증시 호조…조기상환 규모 급증에 재투자↑

추민선 기자 기자  2017.04.04 14: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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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주가연계증권(ELS)에 봄볕이 스며들고 있다. 지난 3월 ELS 발행은 8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석 달 동안 누적 발행액 20조원에 육박하며 화려하게 부활하는 상황. 

이 같은 ELS의 인기는 글로벌 증시 호조로 이미 발행됐던 ELS의 조기상환이 속속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데, 조기상환 규모가 급증하면서 투자자들에게 5~8%의 수익을 안겨주는 까닭이다.

ELS는 주가지수나 종목 같은 이른바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연 5∼8%)을 얻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파생상품이다. 보통 주식 직접투자보다는 위험이 낮으면서도 예·적금, 채권 투자보다는 기대 수익률이 높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분기 ELS 발행액은 19조89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5억원)의 약 두 배에 달한다. 월별로는 1월 4조6385억원, 2월 7조1831억원, 3월 8조702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분기 총 발행액 가운데 74%에 해당하는 14조6519억원이 공모였다. 

이 가운데 지수별 기초자산 활용 비중을 따져보면 '유로스톡스50(30.8%)' '코스피200(22.9%)' '항셍(19.9%)' 'S&P500(15.0%)' '닛케이225(8.4%)' '홍콩H(3.0%)' 순이다. 

조기상환 건수와 금액도 지난해 1분기 1229건에서 올 1분기 5931건으로 급증했다. 조기상환 금액 역시 3조9274억원에서 20조7359억원으로 커져 다섯 배 수준까지 늘었다. 

특히 올 3월 조기상환액 9조1062억원은 지난 2008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치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올 들어 10% 가까이 오르는 등 글로벌 증시가 호조를 보이자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한 투자자들이 이익을 확정하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증가하는 조기상환건수는 지속적인 ELS발행으로 이어지고, 증권사 실적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보다 안전하면서도, 펀드보단 수익률 좋은 ELS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조기상환된 자금은 고스란히 다시 ELS 재투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ELS발행 규모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자료를 보면 △미래에셋대우(006800) △삼성증권(016360) △한국금융지주(071050) △메리츠종금증권(008560) △키움증권(039490) 등 주요 증권사의 순이익 합산 추정치는 총 329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7.07% 증가할 전망이다. 

순이익 825억원의 미래에셋대우는 같은 기간 54.52%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NH투자증권(005940)은 6.64% 증가한 684억원, 메리츠종금증권은 18.72% 늘어난 596억원으로 추정됐다. 대신증권(003540)의 순이익 추정치는 12.67% 뛴 194억원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ELS 조기상환으로 미반영됐던 판매수수료가 대거 1분기 실적으로 인식됐다"면서 "아울러 항셍지수가 급상승하면서 ELS 발행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15년 상반기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제언했다. 

특히 삼성증권이 ELS 조기상환 증가로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 연구원은 "삼성증권의 ELS 조기상환 규모가 전분기대비 120% 넘게 증가하며 수수료 인식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 더해 "삼성증권의 경우 리테일 판매 규모가 경쟁사대비 월등히 크고 자체헤지 비중이 높아 조기상환 선순환에 진입할 경우 실적개선 속도가 가장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채권금리가 연초 예상과 달리 하락한 점도 호재다. 3월 말 국고채 1년물 금리는 1.48%으로 12월 말 대비 -8bp 내려갔다. 

이와 관련, 강 연구원은 "채권평가손실에 대한 우려가 줄면서 증권사 순이익이 시장기대치를 웃도는 근거로 작용했다"며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를 확인하면서 채권평가손실 우려가 제거됐다"고 짚었다.